돌아온 야구 계절… ‘3강·3중·3약’ 프로야구 시범경기서 드러난 각 팀 전력
입력 2013-03-17 17:13
국내 최대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약 1주일 정도 진행됐다. 시범경기는 시즌을 앞두고 각 팀의 전력과 전술, 라인업 등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시범경기는 또 프로에 데뷔하는 신인 선수와 한국 무대를 처음으로 밟은 외국인 선수들이 적응력을 키우는 무대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나타난 프로야구 9개 팀의 장단점을 살펴봤다.
◇KIA·넥센·두산 ‘맑음’=시범경기에서 가장 안정된 전력을 구축한 것으로 보이는 팀은 KIA다. 시범경기에서 발 빠르고 타격 센스까지 겸비한 이용규, 김주찬을 1∼2번 ‘테이블 세터’로 둔 KIA는 그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특히 거금 50억원을 들여 롯데에서 데려온 김주찬은 시범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터뜨리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또 클린업 트리오인 이범호, 최희섭, 나지완도 2009년의 위력을 되찾고 있다. ‘거포’ 김상현과 ‘날쌘돌이’ 김선빈마저 하위타선으로 내려갈 정도로 막강한 타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넥센도 지난해 막판 뒷심 부족으로 4강 진출이 좌절된 한을 이번 시즌엔 꼭 풀겠다는 기세다. 우선 지난해에 막강 ‘원투 펀치’로 활약한 브랜든 나이트와 앤디 밴 헤켄이 건재하다. 여기에 ‘BK’ 김병현이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김병현은 12일 롯데와의 첫 시범경기 선발 등판에서 무안타 무실점으로 4이닝을 막으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두산도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14일 NC전에서 니퍼트는 5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부상으로 오랫동안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두목곰’ 김동주도 12일 삼성전에 출격해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긴 겨울잠에서 깨어났음을 보여줬다.
◇SK·롯데·LG ‘그럭저럭’=지난해 2∼3위 팀인 SK와 롯데는 올 시즌에도 무난히 4강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미국에서 온 두 명의 왼손 투수 크리스 세든과 조조 레이예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마무리로 활약했던 정우람과 필승 계투진의 핵인 박희수가 각각 군입대와 부상으로 공백 상태이기 때문에 뒷문이 불안하다. 롯데는 개막전을 시작하기도 전에 외국인 투수 스캇 리치몬드가 퇴출됐다. 또 지난해 에이스로 활약했던 쉐인 유먼도 부진하다. 8일 SK와의 연습경기에서 2이닝 동안 5안타(1홈런 포함) 5실점했다. LG는 벤자민 주키치와 레다메스 리즈가 올해도 큰 활약을 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13일 NC전에서 5회까지 삼진 3개를 곁들이며 2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펼친 우규민도 김기태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삼성·한화·NC ‘글쎄’=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류중일 감독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지휘봉을 잡아 전지훈련을 함께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또 삼성이 자랑하던 필승조마저 붕괴 조짐을 보여 류 감독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정현욱은 LG로 둥지를 옮겼고 권오준과 안지만은 부상으로 신음 중이다. 우승 청부사 김응용 감독을 영입한 한화는 아직까지 류현진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9일 KIA와의 첫 시범경기에서는 3대 13으로 대패했다. 신생팀 NC는 아직 조직력이 완전히 갖추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9일 넥센전에서도 미흡한 경기 운영과 수비 불안 등의 문제점을 드러내며 1대 6으로 패했다. NC는 3개의 실책으로 자멸했다. 포수 출신으로 평소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김경문 NC 감독이 남은 기간 얼마나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드느냐가 숙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