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최후의 고백 “인생은 장난이야!”… 국립오페라단 ‘팔스타프’ 공연

입력 2013-03-17 17:17


“인생은 다 장난이야.”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1813∼1901)는 자신의 마지막 작품인 오페라 ‘팔스타프(Falstaff)’(사진)에서 이렇게 말한다.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비극적 드라마를 남긴 베르디에게 성공적인 희극 오페라는 평생의 숙원이었다. 마침내 그의 나이 80세, 최후의 작품이자 유일한 희극인 ‘팔스타프’를 완성시켰다. 주정뱅이 뚱보 팔스타프가 늙어서도 여자를 밝히다 혼쭐난다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다.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맞아 21∼2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이 작품을 올린다. 오스트리아 요제프 극장 감독 출신 헬무트 로너가 연출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오스트리아)의 계보를 잇는 불가리아 출신의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를 맡았다.

베르디 국립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한 바리톤 한명원과 베르디 작품에만 40여회 출연한 영국의 앤서니 마이클스 무어가 주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무어는 최근 간담회에서 “팔스타프는 굉장히 특별한데 베르디의 다른 작품과 달리 아무도 죽지 않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한명원은 “악보가 471쪽에 달할 정도로 두껍고 2중창, 3중창뿐 아니라 흔히 볼 수 없는 9중창까지 등장한다”고 소개했다.

희극이라고 해서 웃음이 ‘빵빵’ 터지기만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연출가 로너는 “이 작품은 단순히 웃음만을 위한 작품은 아니다”며 “열린 마음으로 관람한다면 ‘인생은 다 장난이고 희극’이라는 마지막 장면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