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18개 외청장 인사] 11년 만의 ‘특수통’ 총장… 중수부 폐지, 과거엔 반대

입력 2013-03-15 18:53 수정 2013-03-15 23:54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 누구… 검찰 운영 방향은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는 검찰 내 손꼽히는 ‘특별수사통’이다. 특수통 검사가 검찰 수장에 오른 것은 지난 2002년 이명재 총장 이후 11년 만이다. 그 사이 한상대 전 총장 등 7명은 주로 기획·공안통이었다. 채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한 전 총장 퇴임 후 103일 만인 15일 새 총장 후보로 지명됐다. 그는 평검사 시절부터 특수수사로 인정받은 그야말로 ‘칼잡이’다.

채 후보자는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수사팀에 합류하면서 특별수사에 입문했다. 12·12, 5·18 사건 관련 당시 검찰 논고(論告)를 작성할 정도로 논리가 뛰어나다. 2003년 서울지검 특수2부장 때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를 파헤쳐 집권여당 실세인 정대철 당시 민주당 대표를 구속했다. 그는 정 전 대표가 세 차례 소환통보에 불응하자 주저 없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대검 수사기획관이던 2006년에는 현대차 비자금 사건,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 등 대기업 사건을 잇따라 처리했다.

사건 수사에서는 뚝심이 있지만 평소에는 겸손하고 자상해 검찰 내 신망이 두텁다. 2006년 채 후보자가 1998년부터 서울중앙지검 직원들과 함께 고학생들에게 계속 장학금을 전해온 일이 알려져 ‘천사(1004) 검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채 후보자가 근무하던 사무실이 서울지검 1004호였기 때문이다. 그는 지명 직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위기 상황에서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원적(原籍)이 전북 군산이라 ‘범호남권’ 인사로도 분류된다. 여당은 물론 야당과의 관계도 원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채 후보자를 선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 후보자의 재산은 지난해 3월 공직자 재산신고 기준으로 11억1925만원이었다. 부인 양경옥씨 사이에 1녀를 두고 있고, 본인은 육군 중위로 제대해 병역 문제에서 자유롭다.

앞으로 채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의 검찰개혁안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그는 지난해 말 고검장 회의 등에서 중수부 폐지 등 급진적인 검찰 개혁 방안에는 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검 차장이던 그는 정치권의 검찰개혁 요구를 수용하려고 한 전 총장에게 용퇴를 건의하기도 했다. 채 후보자는 이날 퇴근길에 검찰개혁안 관련 질의에 “저는 후보자 신분에 불과하다.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대검은 기획조정부장을 팀장으로 청문회 준비팀을 꾸려 청문회 대비에 들어갔다.

△서울(54) △세종고·서울대 법학 △서울지검 특수2부장 △전주지검장 △법무부 법무실장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강주화 지호일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