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18개 외청장 인사] 낙하산 대신 절반이 내부 승진… 장·차관 이어 고시 출신 또 강세
입력 2013-03-15 18:53 수정 2013-03-15 23:53
청와대가 15일 발표한 외청장 및 금융감독원장 인사에선 ‘내부 승진’이 많았다. 18명 가운데 내부 승진은 9명이었다. 특히 해양경찰청과 기상청에서 차장이 청장으로 승진하기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행정고시 출신 8명, 사법시험 출신 1명으로 절반을 자치해 ‘고시 출신’이 장·차관 인사 등에 이어 또 한번 강세를 보였다. 전문성을 1순위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그간 외청장은 상위 부처에서 ‘낙하산’ 형태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해당 조직에서 전문적으로 쭉 커온 사람을 승진시킨 것은 조직 사기진작 차원의 인사로 보면 된다”며 “대통령은 공직자들이 국정운영의 엔진이고 그 엔진을 가동하는 건 사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발탁된 9명 중 상위 부처 인사가 임명된 경우는 3명이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을 비롯해 주요 인선에서 논공행상(論功行賞) 논란을 불렀던 박근혜 대통령의 ‘써 본 사람을 쓴다’던 인사원칙도 이번엔 예외였다. 인수위 출신은 통계청장 내정자 한 명뿐이며, 병무청장 내정자는 대선캠프 국민행복추진위에서 활동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와 장관은 박 대통령과 인연이 있고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사들이, 차관과 외청장은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포진한 형태가 됐다.
출신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4명으로 가장 많았고, 동국대가 2명으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 12명은 중앙대 동아대 한국외대 경상대 이화여대 영남대 충북대 인하대 경북대 공군사관학교 방송대 한양대 등으로 다양했다. 출신 고교도 진주고만 2명일 뿐 나머지 16명이 모두 달랐다.
대탕평을 공언했던 박 대통령은 4대 권력기관장을 비롯해 지역 안배에 깊은 고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외청장 인선안을 14일 발표한다 했다가 하루 연기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부산·경남(PK) 출신이 5명이었고, 박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TK)도 4명이었다. 영남이 절반인 9명을 차지해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호남은 2명에 불과했다. 여성 인재를 중용하겠다던 약속도 무색해졌다. 여성은 문화재청장 내정자 1명이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