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대림산업 공장 사고] 회사측 “폴리에틸렌 잔류분진 폭발”-근로자 “사일로 안 가스 제거 안돼”

입력 2013-03-15 18:28

사고 원인 물질을 둘러싸고 대림산업 측과 근로자 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안전 조치나 매뉴얼 준수 여부에 따라 책임소재가 달라지기 때문에 경찰의 수사 결과가 벌써부터 주목되고 있다.

회사 측은 고밀도 폴리에틸렌 잔류분진이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사일로(silo·저장탑) 안에 분말 형태로 저장한 폴리에틸렌의 분진이 내부 공기 중에 떠 있다가 가스용접 도중 발생한 작은 불꽃에 의해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용접작업 전 사일로 내부의 가연성 가스를 질소와 공기로 퍼지(purge·치환)했고, 가스 점검 결과도 문제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여수지부 조합원들은 15일 “회사 측이 사일로 안의 잔류가스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서둘러 작업을 시키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셧다운(공장 가동 중지) 뒤 가스 배출 작업에 3∼7일이 걸리는데 지난 12일 셧다운 이후 사흘 만에 현장에 근로자들이 투입됐다고 지적했다. 생존자 중에는 “첫 번째 폭발 이후 잔류가스 때문에 2차 폭발이 일어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정비보수 협력업체인 유한기술 근로자 이모씨는 “준비작업을 포함해 열흘 동안 일하면서 가스나 분진의 위험에 대한 안전교육을 받은 기억이 없다. 또 퍼지한다고 작업을 중단하거나 빠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빠듯하다’는 근로자들의 불평에도 사측은 공기(工期) 단축에만 열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용접 도중 튄 불꽃이 사일로에 남아 있던 잔류가스 혹은 잔류분진과 반응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수=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