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학교폭력 가해자 소환 본격 수사… 최군 중2 때 폭행, 중3 담임은 몰라

입력 2013-03-15 18:29 수정 2013-03-15 23:46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자살한 최모(15·고1)군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했다.

경북 경산경찰서는 15일 오후 핵심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권모(15·고1) 김모(15·고1)군을 불러 최군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는지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이들은 각각 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보호자가 합석한 가운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숨진 최군의 유서 내용과 휴대전화 통화 내역, 피해 학생들의 추가 피해 진술 등을 토대로 권군과 김군이 최군을 비롯한 또래들을 지속적으로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권군은 최군과 다른 친구들을 폭행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최군에게 성적 수치심을 줬다는 혐의는 강하게 부인했다. 권군은 “언론보도대로 ‘빵셔틀’을 300차례나 했다면 빵을 300번이나 먹었다는 것 아니냐”며 억울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군은 최군을 수시로 폭행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금품을 상습적으로 빼앗은 혐의는 부인했다.

경찰은 가해 혐의를 받는 또 다른 학생 3명을 모 파출소에서 조사했다. 경찰은 필요할 경우 대질신문을 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주말 나머지 가해 혐의 학생 3명도 조사하고, 사법처리 여부를 다음 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가해 혐의를 받는 학생은 7명으로 늘었고, 피해 학생은 최군 등 8명이다.

한편 최군의 중2 때 담임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2011년 여름 최군이 김군에게 폭행당해 사흘간 결석한 일이 있었다”며 “김군에게 반성문을 받고 양쪽 부모들에게 연락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3학년 담임교사는 최군의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해 학교폭력 예방 대책이 허술함을 드러냈다.

이 밖에 경찰은 최군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분석해 김군과 최군이 지난 1∼11일 서로 8차례 연락한 사실도 밝혀냈다.

경산=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