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이기에 가능했던 빙판 판타지 “대관식만 남아”… 줄잇는 찬사

입력 2013-03-15 18:26 수정 2013-03-15 18:27

‘피겨 여왕’ 김연아(23)의 대관식이 눈앞에 다가왔다.

김연아는 1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2013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9.97점(기술 36.79점, 예술33.18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김연아가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17일 프리스케이팅에서도 1위를 기록하며 우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김연아는 2006년 시니어 데뷔 이후 20번의 국제 대회에서 쇼트에서 1위를 차지한 뒤 프리에서 역전을 허용한 것은 4번에 불과하다.

다만 피겨 팬들의 걱정은 쇼트에서 김연아에게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심판진이 또다시 프리에서도 똑같은 잣대를 들이댈지 여부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플립 점프와 플라잉 카멜 스핀에서 각각 0.2점과 0.43점의 감점을 받았다. 스핀의 경우 김연아 스스로 흔들렸다고 인정했으나 트리플플립의 경우 롱에지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트리플플립은 점프하는 순간 안쪽 날을 사용해야 하는데 김연아가 바깥쪽 날을 이용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게다가 예술성을 따지는 구성요소 부문에서도 김연아는 33.13점으로 엉덩방아를 찧은 카롤리나 코스트너(33.85점)보다도 낮은 점수를 받아 끝내 70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해외 언론도 심판의 일관성 없는 채점을 비판하고 나섰다. ESPN은 “심판들이 김연아의 점수를 깎아 내렸다”고 비판했고, 워싱턴포스트 역시 “심판진이 김연아의 점프에 애매한 트집을 잡았다”며 감점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유럽 스포츠채널 ‘유로스포츠’의 피겨 해설자 제럴든 폰스는 “10점을 더 받아 마땅했다”며 분개했고, 미국의 피겨 칼럼니스트인 재키 웡은 “최고 74점까지 받을 수 있는 연기였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언론은 심판이 김연아의 라이벌들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줬다고 비판했다. ESPN과 AP통신은 아사다 마오에 대해 “트리플 악셀에서 두 발로 착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산점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또 미국 시카고 트리뷴은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진 코스트너는 전반적으로 매우 관대한 점수를 받은 덕분에 2위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쇼트에서 제 실력을 보여주고도 합당한 점수를 받지 못한 김연아는 프리에선 더욱 완벽한 연기를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쇼트 성적을 바탕으로 추첨을 한 결과 김연아는 4그룹 6번째로 연기를 펼치게 된다. 쇼트를 통과한 24명 가운데 가장 마지막 순서다. 4그룹은 애슐리 와그너, 무라카미 카나코, 카롤리나 코스트너, 아사다 마오, 케이틀린 오스먼드, 김연아 순으로 나선다. 프리 경기는 17일 오전 8시부터 SBS를 통해 생중계 되며 김연아는 11시 46분에 등장해 ‘레미제라블’을 연기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