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전략거점서 일광욕… 군기빠진 호주軍
입력 2013-03-15 18:10 수정 2013-03-15 23:39
아프가니스탄 전쟁터에 파병된 호주군의 ‘나사 빠진’ 행태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탈레반과 대치하고 있는 전장에서 일광욕을 즐기는가 하면 적진 코앞에서 골프를 치기도 했다.
이런 행태는 아프간 파병 호주군의 일선 지휘관이었던 크리스 스미스 중령이 지난해 작성한 기지 운영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14일(현지시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스미스 중령은 “몇몇 장병들은 영화와 컴퓨터 게임 속의 특공대를 생각하고 자신이 마치 (게임 속의) 로마 병정처럼 다뤄지기를 원하는 것 같았다”면서 파병 호주군의 왜곡된 전쟁관을 지적했다.
그는 호주군의 ‘군기 상실’ 사례를 소개하며 “어떤 병사들은 전략적인 지점에 의자를 놓고 음악을 들으며 선탠을 즐겼다”고 회고했다. 심지어 몇몇 병사는 관측지점에서 탈레반 반군이 출몰하는 지점으로 골프공을 날리기도 했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접적(接敵)지점에서 축구를 하거나 전선을 넘나들며 체력단련을 하고, 전선에서 모닥불을 피운다거나 슬리퍼에 티셔츠 차림으로 사역 작업을 하는 등 웃지 못할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국방협회 닐 제임스 고문은 이런 행태에 대해 “바보 같고 정신병적인 행동”이라면서 “젊은 세대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유가 허용된다고 믿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호주 국방부가 언론 공개를 거부하던 스미스 중령의 보고서는 한 전직 군인의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의회에 제출되면서 알려지게 됐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