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부산총회 반대’ 길거리 서명운동 단체, 정체는 ‘구 다락방교회’ 신도들

입력 2013-03-15 17:38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정체불명의 단체는 구 다락방교회 신도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일보가 15일 단독 취재한 결과 ‘WCC 부산총회 개최 반대를 위한 국민의 소리’(이하 국민의소리)를 이끄는 핵심 인사 32명 중 14명이 안디옥교회(김성우 목사) 신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단체의 핵심 맴버인 김모 남모 조모 공동대책위원장은 모두 안디옥교회 장로였다. 정모 사무국장은 이 교회 안수집사였으며 총괄총무 성모 이모씨는 각각 이 교회 권사와 팀 리더였다. 총괄간사 곽모 서모씨는 이 교회 사역자, 기획조정위원장 이모씨는 교회 장로였으며 조직관리위원회 팀장 박모씨, 총괄업무위원회 회계관리팀장 이모 조모씨와 언론홍보위원회 홍보출판팀장 장모씨도 같은 교회 신도였다.

이 교회는 과거 다락방 소속 교회였다가 최근 타 교단으로 소속을 변경했다. 서울과 구미에 본 교회가 있으며, 수도권에 25개 지교회당, 거창 상주 등에 9개 지교회당을 갖고 있어 전국적 서명운동이 가능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교회는 현재 ‘WCC 총회 무산 40

일 작정새벽기도’를 하고 있다.

국민의소리 관계자는 “우리 단체에는 기독교신자와 불교신자, 비신자 등 다양한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종교 문제는 일절 거론하지 않는다”면서 “공동대표 3명 모두 특정 교회의 신도였다는 사실은 몰랐다. 무척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안디옥교회 관계자는 “어느 단체에 특정 교회 교인이 많다고 해서 그 교회가 단체를 주도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이 일은 장로님들을 따르는 몇몇 사람이 진행한 것일 뿐 담임목사님은 절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WCC 한국준비위원회 관계자는 “과거 다락방 소속이었던 사람들이 어떤 목적으로 시민단체를 만들어 ‘WCC가 동성연애와 일부다처제를 지지하는 단체’라는 유언비어를 퍼뜨렸는지 궁금하다”면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이 드러나면 법적으로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소리는 “공산 게릴라를 지원하고 동성연애와 일부다처제를 지지하는 WCC의 부산총회에 반대한다”며 인터넷에 카페를 만들고 거리 서명운동을 전개해왔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