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제일모직 터 개발 물 건너가나

입력 2013-03-14 20:18


대구시 칠성동과 침산동에 걸쳐 있는 제일모직 터(사진)가 15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개발을 약속한 제일모직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지금까지 이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아 개발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14일 대구시에 따르면 9만3980㎡ 규모인 제일모직 터는 제일모직이 70%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나눠 가지고 있다. 1996년 제일모직이 구미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시에 개발을 약속했다. 시는 이듬해 이 부지를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하고 초고층빌딩, 쇼핑센터, 금융빌딩, 문화 및 집회시설 등이 들어서는 시가지 조성사업 지구단위 계획을 결정, 고시했다.

하지만 삼성은 2003년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만들어 기부체납한 뒤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2005년과 2010년 두 차례 사업을 연장해 현재 준공시한이 2015년 7월로 연기됐다. 문제는 2015년 사업 완료를 위해서는 최소한 올해 사업계획이 수립돼야 하는데도 삼성 측에서는 아무런 입장표명이 없다는 것이다. 시는 지난 1월 제일모직, 삼성전자, 삼성물산에 시가지 조성사업 조기개발 촉구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시는 삼성 측만 바라보고 있다. 시는 이 사업을 추진하려면 토지매입에만 수천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시 스스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장경훈 대구시의원은 “장기간 개발사업이 지연돼 지역 발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대구시와 삼성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더 늦기 전에 삼성의 발상지인 대구에서 대구시와 삼성이 상생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