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출신 첫 교황 선출] 지구촌 환영속 감정 다소 엇갈려
입력 2013-03-14 18:57 수정 2013-03-14 22:22
바티칸 베드로 대성당 주변에 모인 10만여명의 가톨릭 신자와 관광객들은 13일(현지시간)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새 교황 선출을 의미하는 흰색 연기가 피어오르자 감격스러워했다.
새 교황이 가톨릭계의 변방인 아르헨티나 출신이라는 소식에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은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예상을 깨고 자국민이 교황에 선출되자 축제 분위기에 빠졌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성당 미사에 참석한 일부 신자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했다. 주요 도시에서는 일제히 차량 경적을 울리며 교황 탄생을 축하했다. 빵집을 운영하는 가브리엘라 피스쿼리엘로는 “우리는 축구에서 리오넬 메시를 갖고 있고 또 교황을 배출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트위터에 “프란치스코에게 존경과 애정을 갖고 인사드린다”며 “진실하고 가까운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환영했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2005년 콘클라베를 앞두고 브렌트 하트 당시 아르헨티나 주재 미국대사관 차석대사가 “베르골리오 추기경의 겸손함에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으며 고위직이나 명예를 얻기보다 버스를 타고 출퇴근할 만큼 소박하다”고 소개하면서 “그가 예수회 소속인 것이 교황 선출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은 숨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예수님과 마주앉아 남미 출신이 추기경이 되도록 설득했기 때문에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교황에 선출됐다는 주장을 했다.
흑인 교황 선출을 기대했던 아프리카는 축하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나이지리아의 프랜시스 아린제(80) 추기경과 가나 출신의 피터 턱슨(64) 추기경이 유력한 후보에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브라질 역시 자국의 오잘로 페드로 스셰레르(63) 추기경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다 라이벌인 아르헨티나 출신이 선출되자 떨떠름해하면서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국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가 “새 교황이 세상에 사랑과 일치, 진리와 희망, 빛과 기쁨을 가져오는 평화의 도구가 되도록 이끌어주기를 기원한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