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北, 숟가락으로 식탁 치고 원조 기다려”

입력 2013-03-14 18:44 수정 2013-03-14 22:52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조지 스테파노풀로스가 진행하는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북한 문제에 대한 인식을 드러냈다.

우선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나쁜 행동(bad behavior)’에 대해 보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는 나쁜 행동에 보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은 똑같은 행태를 반복해왔다. 갑자기 숟가락으로 식탁을 두드리고는 식량 원조나 다른 양보를 얻어간다. 그러고 나서는 테이블로 돌아와 약간 협상하는 척하고는 지루해지면 도발적인 행동을 또 시작한다. 우리는 그런 패턴을 깨왔다”고 말했다.

이는 ‘무력시위’를 하다가 다시 대화 테이블에 앉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발언으로 이어졌다. 미국을 비롯한 6자 회담 당사국이 반응할 수 있게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조처를 취하라는 것이다. 그는 “핵실험을 중단함으로써 (대화를) 시작할 수도 있고 미사일 실험을 끝냄으로써 시작할 수도 있다. 그들이 취할 수 있는 신뢰 있는 조처는 많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마 못할 것이다. 그럴 정도로 기술이 근접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실수할 여지(margin of error)’를 싫어한다”며 “우리가 할 일은 본토에 대한 모든 위협을 방어할 수단을 갖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아직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지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중국의 대북 정책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은 북한 정권의 붕괴를 우려해 북한의 비행을 계속 참아왔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고 있다. 태도가 바뀌었다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 수는 없지만 중국이 다시 계산하고 ‘이제 손 쓸 수 없게 됐다’고 말하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지지가 약화되는 것은 국제 사회가 북한에 호전적 자세를 재검토하라고 요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답변은 최근 미 정부 고위인사들이 밝힌 대북정책 기조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7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나선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 핵보유국 불인정,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보상 불가, 단순한 대화 복귀에 대해선 보상 안함, 주변국에 도발할 경우 용납 않을 것 등의 기본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