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시대 공식 개막] 시진핑號 출범… 당·정·군 장악
입력 2013-03-14 18:16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14일 국가주석에 오르면서 명실상부한 ‘시진핑 체제’가 출범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이날 오전 시 총서기를 국가주석으로 선출했다. 이에 따라 시진핑은 전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는 달리 출발부터 당·정·군권을 장악함으로써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시진핑, 당·정·군권 장악=시진핑은 지난해 11월 18차 당 대회와 18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8기 1중전회)에서 각각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오른 데 이어 이번에 국가주석으로 선출돼 당·정·군 3대 권력을 한손에 넣었다. 시진핑의 국정 파트너인 총리에는 15일 리커창(李克强)이 선출될 예정이다. 이로써 ‘시리(習李)조합’이 이뤄져 권력 승계가 완전히 마무리된다.
국가주석은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며 법률, 특사, 계엄령, 선전포고, 동원령 등을 공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이후 국가주석이 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임하면서 실질적으로 국가를 통치하는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임기는 5년이고 3번 연임할 수는 없다. 국가부주석에는 정치국원으로 후진타오 측근인 리위안차오(李源潮) 전 중앙조직부장이 선출됐다.
시진핑은 전인대 폐막일인 17일 국가주석으로서 첫 연설을 통해 새 체제의 공식 출범을 알리게 된다. 리커창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총리로 데뷔할 예정이다.
전인대는 또 국회의장 격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장더장(張德江)을 선출했다.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으로는 리젠궈(李建國), 왕성쥔(王勝俊), 천창즈(陳昌智), 왕천(王晨), 장핑(張平) 등 13명이 선출됐다.
◇시진핑 정책방향은=시진핑은 내치에서는 부패 척결에 최우선 순위를 두되 외교는 지금까지의 노선을 일단 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부패 척결을 위해서는 ‘특급 소방수’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 서기가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존 외교 기조를 유지한다는 점은 시진핑이 첫 외국 방문국으로 러시아를 선택한 데서도 나타난다. 그는 뒤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콩고 등 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하기로 돼 있다. 아프리카 순방은 이달 하순 브릭스(BRICS) 회의가 남아공에서 열리는 데 맞춘 것이긴 하지만 전통적으로 아프리카를 중시해온 점과 연관이 있다.
시진핑 정부의 개혁 청사진은 올가을 열릴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외교 노선이 어떻게 조정됐는지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과거에도 3중전회를 통해 10년 간격으로 개혁 밑그림을 제시했다. 2003년 16기 3중전회에서는 후진타오 총서기가 시장경제체제 개혁 방안을 내놓았고 앞서 1993년 14기 3중전회에서는 장쩌민 총서기가 경제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