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GPS로 지리정보 수집… 中 “군사정보 빼냈다” 美와 외교갈등 조짐
입력 2013-03-14 18:17
‘코카콜라 사건’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 외교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중국은 코카콜라가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장비를 이용해 중국에서 군사정보를 빼냈다며 스파이 활동을 한 것으로 몰아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서로 상대국이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전을 전개해 온 상황이어서 더욱 이 사건이 주목받고 있다.
코카콜라 사건은 지도제작전담기구인 국가측회국(國家測繪局) 간부가 지난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코카콜라 일부 직원들이 수동 GPS를 이용해 윈난(雲南)성에서 민감한 지리정보를 수집하다 체포됐다고 밝히면서 가시화됐다. 이에 대해 코카콜라 측은 그들이 사용한 GPS 장비는 중국에서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전자지도와 고객물류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이 이 사건을 얼마나 엄중하게 다루고 있는지는 국가안전부(국가정보원 격)와 국가측회국이 합동으로 조사에 착수한 데서 여실히 드러난다.
중국 당국이 주목하는 부분은 코카콜라 측이 GPS를 이용해 수집한 지리정보가 미국이 유도미사일로 중국 내 핵심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요즘 인공위성이 촬영한 영상자료는 해상도가 아주 높긴 하지만 정확한 목표물 위치를 확인하지 못해 곤란을 겪고 있는데 이 경우 GPS로 확보한 자료는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 조사에 투입된 국가측회국 간부는 “이 사건을 중앙정부에 보고한 뒤 코카콜라 측이 윈난성 외 다른 지역에서도 GPS로 지리정보를 확보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코카콜라가 사용한 지도제작기술은 아주 정교해 우리가 그 시스템을 분석을 할 수 없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그는 “현재 중앙정부가 최종 결정을 내릴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으나 사건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PS 전문가인 우한(武漢)대 궈지밍 교수는 “초정밀 장비를 사용했을 경우 중국 정부가 우려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