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펜로즈 “시리아 내전 발발 2주년… 난민들 고통 더 악화, 한국교회 기도·도움 더 절실해요”

입력 2013-03-14 18:08 수정 2013-03-14 21:40


“모든 기반시설이 파괴됐어요. 집과 학교, 병원, 교회…. 아직도 곳곳에서는 내전이 벌어지고 있고 주민은 마을을 등지고 있어요. 시리아의 고통은 2년이 흐른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국제구호개발 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의 마이클 펜로즈(40·사진) 긴급구호 총괄 디렉터의 증언이다. 펜로즈 디렉터는 14일 오전 서울 창전동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실에서 지난달 말까지 3주가량 머물며 구호활동을 펼쳤던 시리아 내부 상황을 전해주면서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후원을 요청했다.

2011년 3월 15일 시리아 남부의 작은 마을인 다라에서 발생한 민주화시위로 촉발된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지 15일로 2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숱한 사망자와 난민이 발생했지만 내전이 끝날 조짐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 내전에 따른 사망자만 7만여명, 주변국으로 흩어진 난민 수는 100만명에 달한다. 특히 시리아 접경국인 요르단(32만여명)과 레바논(33만여명), 이라크(10만여명) 등으로 향하는 난민 행렬은 연일 꼬리를 물고 있다.

펜로즈 디렉터는 “난민촌으로 밀려드는 시리아 난민 수가 점점 많아지면서 이들을 긴급지원하는 데 전 세계 구호단체들이 동참하고 있다”면서 “크리스천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NGO와 교회 등도 모금과 구호 활동을 활발히 벌여왔다”고 말했다.

기독NGO와 교단, 교회 등을 주축으로 한 한국교회의 시리아 난민 지원활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3일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는 시리아 남부와 접경한 요르단 북부 ‘자타리 난민촌’을 방문, 자체 모금한 17억여원으로 카라반(컨테이너 하우스) 400채를 지원했다. 카라반 한 채에는 6∼8명 정도가 생활할 수 있다. 국제구호개발단체인 굿피플도 담요 1500여장과 방한복 및 의약품 등 3억원 상당의 생필품을 함께 전달했다.

기아대책은 지난달 서울 삼일교회(송태근 목사) 성도들로 구성된 긴급구호팀과 함께 레바논 타르지역의 난민촌을 방문, 3600여명에게 의류를 지원했다. 기아대책 관계자는 “향후 난민캠프 내에 ‘데이케어(일일돌봄) 센터’를 설립해 정신적 충격을 받은 난민들의 정서적 치유 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장통합 교단의 경우, 지난해 총회 사회봉사부가 요르단과 터키지역의 파송 선교사를 통해 각각 2만 달러씩을 지원했다. 기독NGO인 월드디아코니아(WD)도 지난해 말 요르단 자타리 난민캠프에 ‘시리아난민 조사지원단’을 파견, 2만5000달러 상당의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한편 내전 발발 2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세이브더칠드런 주최로 전쟁중단을 촉구하는 ‘글로벌 촛불 밝히기’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한국을 시작으로 영국과 미국, 독일과 요르단 등 20여개국에서 릴레이로 진행되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중계된다. 이 자리에서 마이크를 잡은 펜로즈 디렉터는 한국인과 한국교회, 시민·성도들에게 호소했다.

“꼭 60년 전(1953년) 오늘 한국도 6·25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시리아가 처한 아픔의 깊이를 가장 잘 이해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일 것입니다. 시리아에 사랑의 마음과 손길을 전해주세요.”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