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송혜교 연기 소름”-송혜교 “나도 오수 앓이중”…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간담회
입력 2013-03-14 17:15
요즘 안방극장 최고의 화제작은 SBS 수목극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일 것이다. 이 작품은 수려한 영상미와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대본, 여기에 조인성(32) 송혜교(31) 두 톱스타의 앙상블이 더해져 매회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 겨울…’은 ‘아이리스 2’(KBS2) ‘7급 공무원’(MBC) 등 각 방송사 야심작이 맞붙은 수목극 시장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 중이다. 1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열린 ‘그 겨울…’ 기자 간담회에서 남녀 주인공 조인성과 송혜교를 만났다.
극중 조인성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비뚤어진 인생을 사는 오수 역을, 송혜교는 시력을 잃고 절망 속에 살아가는 대기업 상속녀 오영 역을 연기한다.
두 배우는 우선 서로를 칭찬하는 말을 주고받았다. 조인성은 “송혜교와 연기할 수 있는 게 영광”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카메라 감독님이 혜교씨 연기를 보면서 감탄하는 걸 자주 봤어요. 저 역시 소름 돋더라고요. 제 연기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신다면 그건 혜교씨의 연기가 좋았기 때문에 저도 잘하는 것처럼 나온 걸 거예요.”
송혜교 역시 “조인성은 에너지가 정말 많은 배우”라며 호평했다. 그는 ‘그 겨울…’ 여성 시청자들이 그러하듯 자신 역시 (조인성이 연기하는 오수를 좋아하는) ‘오수 앓이’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시각 장애인 역할이다 보니 촬영을 할 땐 (상대 배우가 아닌 허공을 바라봐야 돼서) 인성씨가 연기하는 걸 직접 볼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저도 시청자들처럼 인성씨의 모습을 TV를 통해 보게 되죠. 오수의 매력에 빠지게 되더라고요(웃음). 연기를 잘해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그 겨울…’이 화제가 되는 데는 CF를 연상시키는 빼어난 영상미도 큰 몫을 한다. 특히 극단적인 클로즈업을 통해 화면을 가득 채우는 배우들의 ‘미모’는 매회 화제가 되고 있다.
송혜교는 “촬영·조명 감독님 등 좋은 스태프 분들 덕분에 예쁘게 나오는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주변 분들에게 장난삼아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이번 작품을 마지막 작품으로 해야겠다고. 다음에 다른 작품을 만나면 (‘그 겨울…’처럼 예쁘게 나오지 않아) 다 들통 날 거 같거든요.”
연출을 맡은 김규태 PD는 호평 받는 영상미와 관련, 자신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신 촉박한 스케줄에 따라 촬영이 진행되는 여타 드라마와 달리 ‘그 겨울…’은 어느 정도 여유를 갖고 제작하고 있는 점이 영상미를 끌어올리는 데 주효했다고 한다.
“첫 방송 시작할 때 이미 1∼8회를 거의 찍어 놓은 상황이었어요. 시간이 있다보니 화면의 색감을 보정하는 작업에 공을 들일 수 있었죠. 실제 촬영 원본을 보신다면 TV에서 보던 것과 많이 달라 놀라실 거예요. 다른 드라마가 이렇게 할 수 없는 건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죠.”
배우들 역시 ‘그 겨울…’이 이른바 ‘생방송 드라마’ 관행에서 탈피해 매 장면 공을 들여 찍을 수 있는 환경에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조인성은 “촬영분을 보고 다시 찍어야 할 부분은 재촬영을 한다”며 “그 전에 했던 작품들에 비하면 아쉬움이 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드라마의 성공 이유를 자평해달라는 질문엔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팀워크를 꼽았다. 송혜교는 “탄탄한 스토리와 감독님의 연출력 덕분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 PD는 “조인성과 송혜교, 두 배우의 힘이 절대적으로 크다”며 출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총 16부작으로 기획된 ‘그 겨울…’은 이날 밤 11회가 방영된다. 이미 대본은 최종회까지 탈고된 상황이다. 김 PD는 “두 배우의 사랑이 더 절절해지면서 시청자들을 가슴 아프게 만들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