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신데렐라는 왜 자존감이 낮아졌을까… ‘어른을 위한 그림 동화 심리 읽기’

입력 2013-03-14 17:32


어른을 위한 그림 동화 심리 읽기/오이겐 드레버만(교양인·2만8000원)

동화 ‘신데렐라’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계모와 언니들의 괴롭힘을 감내하며 살던 착한 여성이 왕자님을 만나 결혼하게 된다는 스토리. 그런데 만약 신데렐라가 실존 인물이라 가정했을 때 그의 심리는 어떤 모습일까. 온갖 박해에도 화내는 일 한 번 없는 이런 인물이 실재할 순 있는 걸까.

독일 심리학자인 저자는 심리학을 토대로 신데렐라의 심리를 파헤친다. 그는 신데렐라의 낮은 자존감은 병약했던 친어머니 때문에 기인했다고 말한다. 어머니를 귀찮게 해선 안 된다는 생각, 동시에 자신이 태어난 것 자체가 어머니에겐 부담감으로 작용했다는 죄책감이 신데렐라의 독특한 성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악녀로 치부돼온 계모에 대해서도 색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솔직한 항의로 제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차라리 고독한 침묵 속에 웅크리고 있는 소녀와 어떤 어머니가 원만하게 지낼 수 있겠는가.”(79쪽)

그러면서 저자는 현실에서도 이 같은 캐릭터의 인물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잠자는 숲속의 공주’ ‘라푼첼’ 등 다른 동화도 도마 위에 올린다. 낱낱이 해부해 동화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들을 펼쳐 보인 뒤 인간의 어두운 자화상을 그려낸다. 김태희 옮김.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