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치듯 왼발 2골… 다시 울려퍼진 메시찬가

입력 2013-03-13 20:19

리오넬 메시(26·FC바르셀로나)는 아크서클 부근에서 사비 에르난데스가 찔러 준 패스를 받았다. 다섯 명의 AC밀란 수비수들이 벌 떼처럼 메시를 에워쌌다. 그러나 메시는 당황하지 않고 한 템포 빠른 왼발 슈팅을 날렸다. 메시의 발을 떠난 공은 골문 왼쪽 상단에 꽂혔다. 메시가 밀란의 ‘카테나치오(빗장수비)’를 전반 5분 만에 무너뜨리는 모습에 캄프누를 가득 메운 관중은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메시는 전반 39분 같은 지점에서 또 왼발 땅볼 슈팅을 날려 추가골을 뽑아내고 포효했다.

메시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누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전반에만 2골을 뽑아내 팀의 4대 0 완승을 이끌었다. 바르셀로나의 다비드 비야는 후반 10분에 세 번째 골을 넣었고, 호르디 알바는 추가 시간에 쐐기포를 터뜨렸다. 지난달 21일 원정 1차전에서 0대 2로 패한 바르셀로나는 1, 2차전 합계에서 4대 2로 뒤집고 6시즌 연속 8강에 올랐다.

밀란과의 1차전에서 카테나치오에 막혀 슈팅 2개 등 무득점으로 힘을 쓰지 못했던 메시. 그러나 2차전에선 보란 듯이 견고한 카테나치오를 뚫었다. 비결은 활발한 움직임과 한 박자 빠른 슈팅이었다. 호르디 로우라 바르셀로나 수석코치는 경기 후 “메시는 오늘 축구란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메시는 밀란과의 1차전과 지난달 27일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그러자 메시가 슬럼프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언론과 안티 팬들에게서 조롱을 받은 메시는 “사람들은 우리가 지기만을 바라지만 반드시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빈말이 아니었다. 메시는 지난 3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재대결에서 한 골을 넣은 데 이어 10일엔 프리메라리가 27라운드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와의 홈경기에서 팀의 2대 0 승리에 쐐기를 박는 추가 골을 넣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리고 밀란과의 2차전에서 극적인 멀티 골로 슬럼프설을 잠재웠다.

이번 대회 6, 7호 골을 뽑아낸 메시는 나란히 8골을 기록 중인 부라크 일마즈(갈라타사라이)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대회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