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딜레마’ 빠진 여야
입력 2013-03-13 20:09 수정 2013-03-13 22:12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4·24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는 바람에 여야 모두 ‘공천 딜레마’에 빠졌다.
가장 골치가 아픈 쪽은 민주통합당이다. 현재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 때 진보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으로의 야권 단일화 때문에 아예 공천도 받지 못한 이동섭 위원장이 “25년간이나 텃밭을 일궜다. 매번 양보했는데 이번에는 무조건 공천 받아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선 안 전 교수가 대선 때 출마 포기를 한 만큼 이번에는 그에게 기회를 주자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민주당마저 공천했을 경우 야권표가 분산돼 새누리당에 의석을 뺏길 수도 있다는 현실적 우려도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대선 때 선거대책본부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인사들은 안 전 교수에게 불만이 커 당이 공천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친노무현계 전해철 의원은 13일 평화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이 공당으로서 후보자를 안 낸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도 공천 문제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허준영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오전 국회에 지지자들을 대거 데려와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서울시장에 출마하려다 그만두고, 대선에 출마했다가 또 그만두고, 이제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는 이런 식의 권력욕이 안철수식 새 정치냐”고 따졌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안 전 교수에 대적하려면 좀 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보내자는 주장이 제기된다. 친박근혜계 김재원 의원은 MBC 라디오에 나와 “경쟁력을 갖춘 홍정욱 나경원 원희룡 전 의원을 내세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너무 센 카드를 내세웠다가 패배할 경우 “박근혜 정권이 심판받았다”는 여론이 생길 수 있어 무난한 후보로 선거를 치르자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새누리당의 또 다른 출마 카드로 거론된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출마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손병호 김현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