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차관 인사-문화부 2차관 박종길] 첫 국가대표 출신 차관… 朴 전 대통령부터 인연

입력 2013-03-13 20:01 수정 2013-03-14 00:54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 정부 부처 차관직에 오른 박종길(67)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1970년대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을 가졌다는 특이한 이력이 있다.

박 차관의 꿈은 원래 군인이었다. 그런데 해병대 장교로 복무 중 사격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당시 ‘피스톨 박’으로 불리던 박종규 청와대 경호실장의 권유로 71년 선수로 정식 입문, 국가대표가 됐다. 이어 74년 8·15 경축 행사 때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으로 국가대표에서 전격 청와대 경호원으로 특채됐다. 대를 이어 박 대통령을 보좌한 셈이다. 박 차관은 경호원 근무시절 속사에 능해 박 전 대통령의 총애를 독차지했다고 한다. 그는 2년 후 다시 국가대표로 돌아갔고, 박 차관을 좋아하던 박 전 대통령이 태릉사격장으로 자주 격려차 왔다. 박 차관은 그때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왔던 박 대통령과 인사하며 교분을 맺어왔고 이번에 차관까지 발탁되는 영광을 안게 됐다. 박 차관은 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 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 연속 출전해 아시안게임 3개 대회에서 속사권총 금메달 3개와 은메달 6개, 동메달 3개를 획득한 한국 사격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선수생활을 그만 둔 이후 사격 국가대표팀 감독, 대한사격연맹 실무 부회장과 대한체육회 이사 등을 거쳐 2011년 1월부터 국가대표의 요람인 태릉선수촌장을 맡는 등 체육 실무와 행정까지 경험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선수단 총감독을 맡아 한국이 역대 원정대회 최고 기록인 종합 5위에 오르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13일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 한국 체육 주무부처의 차관으로 임명된 주인공이 됐다.

제2차관은 체육 분야와 더불어 신문·방송 등 미디어 분야 업무도 맡는 자리다. 하지만 박 차관이 미디어 분야에는 문외한이기 때문에 이 분야는 당분간 조현재 제1차관이 관장하게 된다.

모규엽 기자,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