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택형 모의 수능… 어려운 영어 B형 쏠림

입력 2013-03-13 19:46 수정 2013-03-13 22:19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에 맞춰 A·B형 수준별 시험을 도입한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13일 치러졌다.

서울시교육청이 문제를 내고 주관하는 이번 시험에는 전국 1944개 고교의 3학년 58만1000여명이 응시했다. 응시생들은 국어·수학·영어 영역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가운데 선택하는 2014학년도 수능시험과 같은 방식으로 시험을 치렀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국어와 수학은 기존 문과·이과 학생 응시비율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영어는 어려운 B형에 학생 85%가 응시했다”며 “이는 중상위권 대학 대부분이 국·영·수 3과목 가운데 B형 성적을 2과목까지 선택하도록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험생들이 일단 난이도가 높은 B형을 대비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제시된 지문이 길고 문장이 비교적 복잡하게 출제된 영어 B형의 체감 난이도가 A형보다 훨씬 높았던 것으로 분석한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고난이도 문제에 속하는 영어 빈칸 채우기가 A형은 3문항에 그친 반면 B형은 7문항이나 나와 중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이사도 “영어의 경우 하위 15%가 선택한 A형과 85%가 선택한 B형의 난이도 차이가 확실했다”며 “중상위권 대학 대부분이 A·B형 교차지원을 사실상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중상위권 이상 학생들은 철저히 B형에 맞춰 공부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과생이 치른 국어 B형과 이과생이 치른 국어 A형도 난이도 차이가 분명했다는 분석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국어 A형은 정답을 암시하는 내용이 제시문에 많아 수험생들이 B형보다 확실히 쉽게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이번 3월 학력평가가 수준별 수능 유형이 도입된 첫 시험인 만큼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앞으로의 학습계획을 세우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3월 학력평가 성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기보다는 출제 경향과 취약점 파악에 주력하는 것이 좋다”며 “자신이 어떤 영역에서 부족한지 분석하고 이에 맞는 학습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