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北 “독기어린 치맛바람” 朴대통령 첫 비난
입력 2013-03-13 19:33
연일 무력도발 위협을 하고 있는 북한이 ‘독기어린 치맛바람’이란 표현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간접 비난하며 대남 공세를 한층 강화했다. 북한이 박 대통령을 겨냥하기는 처음이다.
한·미 합동 군사훈련 ‘키 리졸브’ 연습 사흘째인 13일 북한은 국방위원회 산하 인민무력부(우리 국방부에 해당) 대변인 담화를 통해 “괴뢰군부 호전광들의 광기어린 추태는 청와대 안방을 다시 차지하고 일으키는 독기어린 치맛바람과 무관치 않다”며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또 “청와대 안방에서는 그 무슨 ‘안보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청을 돋우면서 ‘핵무기 등 군사력에만 집중하는 나라는 자멸할 것’이라느니 하는 극히 상서롭지 못한 악담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8일 육·해·공군 장교 합동 임관식 축사에서 북한을 겨냥해 “국민은 굶주리는데 핵무기 등 군사력에만 집중한다면 그 어떤 나라도 결국 자멸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담화는 핵 보유 의지와 정전협정 무효화를 재차 강조하며 “남은 것은 우리 군대와 인민의 정의의 행동, 무자비한 보복행동뿐”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한·미 키 리졸브 훈련으로 정전협정은 완전히 백지화됐다. 핵전쟁의 도화선이 타들어가고 있는 지금 온 나라 당 조직들과 근로단체들은 모든 사업을 전시태세로 전환했다”고 격앙된 내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북한은 키 리졸브 훈련 첫날인 11일 전투기와 헬기 등 항공기가 700여 차례 출격하는 등 강도 높은 대응훈련을 실시했다. 다른 훈련 때보다 6배 정도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하계훈련 기간에는 북한 항공기의 비행이 가장 많은 날도 120여 차례 정도였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키 리졸브 훈련 첫날에 동부와 서부 지역에서 모두 항공기 출격 횟수를 급격히 늘렸다”며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하는 차원도 있지만 북한군이 상당히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매년 키 리졸브 훈련 때 한미연합사와 우리 군이 ‘방어훈련’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음에도 전군 대비태세를 최고조로 강화하는 등 훈련기간 내내 극도로 긴장된 모습을 보여 왔다. 키 리졸브는 유사시 전면전에 대비한 훈련이다. 미국 본토에서 증원부대가 파견되고 주한미군 전력이 전방으로 이동하는 등 대규모로 벌어지는 병력 움직임을 북한은 상당히 큰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