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김영철, 대남공작 시원찮아 2계급 강등… “그래도 저 사람” 재기용
입력 2013-03-13 19:33
천안함 폭침을 주도했다고 알려진 북한 군부의 대표적 ‘강경파’ 김영철(사진) 정찰총국장은 지난 1년간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정보 당국은 ‘김정은 체제’ 이후 군부의 권력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김 총국장의 강등과 복권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13일 “김 총국장이 지난해 하반기 대장(별 넷)에서 중장(별 둘)으로 강등된 것은 다양한 대남·해외 공작의 실패 때문이었다”며 “지난해 정찰총국이 폈던 공작 중에 성공한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난달 대장으로 복권된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김영철이 오랜 기간 정찰총국을 꽉 잡고 있었고 조직도 김영철 위주로 돌아가다 보니 김정은이 ‘저 사람(김영철) 아니면 안 되겠다’고 판단해 다시 신뢰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2009년 노동당 산하 작전부와 35호실, 군 소속 정찰국 등으로 나뉘어 있던 대남 공작기관을 군 정찰총국으로 통합하고 총국장에 김정은의 심복으로 꼽혔던 김영철을 임명했다. 지난해 2월 대장으로 승진하며 승승장구하던 김 총국장은 같은 해 7월 이영호 총참모장 숙청 사건이 벌어진 시기를 즈음해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영호와 가까운 강경파들이 대거 숙청되리란 전망이 나오면서 김 총국장이 ‘제2의 이영호’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실제 그는 지난해 하반기 대장에서 상장, 상장에서 중장으로 두 차례 강등됐다. 하지만 정보 당국은 강등 이유를 숙청, 내분 등 북한 내부의 권력싸움보다 정찰총국의 공작활동 실패, 병사 귀순 사태와 부패한 군 지도층 교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김 총국장은 지난달 공식석상에 다시 별 네 개 계급장을 달고 나타난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5일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직접 발표하며 대남 위협의 선봉에 섰다. 정부 당국자는 “김 총국장의 계급이 복권되고 총국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점으로 미뤄 김정은의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