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문세… 먹을 것 많은 잔치될겁니다”

입력 2013-03-13 17:13

12일 오후 2시 서울 신수동 서강대에 위치한 소극장 메리홀. 공연장이 갑자기 암전되더니 무대에 설치된 브라운관에 가수 이문세(54)의 과거 공연 모습이, 그리고 그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는 옛말이 있지만, 2013년 6월 1일 ‘대.한.민.국. 이문세’ 공연은 소문난 잔치 먹을 것도 많다는 칭찬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이어 후배 윤도현(41)이 무대에 올랐다. 그는 이문세의 노래 ‘휘파람’을 부르기 시작했다. 2절이 시작되자 무대 오른편에서 이문세가 등장했다. ‘사랑하는 그대 내 곁을 떠나갈 적엔 그래도 섭섭했었나 나를 보며 눈물 흘리다….’ 이문세와 윤도현, 두 사람의 하모니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이날 메리홀에서 열린 행사는 이문세가 마련한 콘서트 제작발표회. 올해 가수 데뷔 30주년을 맞은 그는 6월 1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5만명 규모의 초대형 콘서트 ‘대.한.민.국. 이문세’를 연다. 이문세는 “4년 전부터 기획했던 공연”이라며 콘서트를 앞둔 포부를 밝혔다.

“주경기장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공연장이죠. 그동안 많은 공연을 열면서 익힌 노하우, 거기에 약간의 배짱이 보태져서 이번 콘서트를 열게 됐어요. 이문세를 좋아해주신 분들과 함께 하는 파티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아요. 공연 당일 무대에 서면 ‘이토록 많은 분들이 이문세 음악을 듣기 위해 와주셨구나’ 하는 생각에 감사의 눈물이 날 거 같습니다.”

이문세는 데뷔 30주년을 맞는 소감을 묻는 질문엔 “나는 ‘○○주년’ 이라는 숫자 내세우는 걸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여는 콘서트가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남들(다른 가수들)과 달리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았어요. 대중이 원한다는 이유로 (행사나 방송 등) 아무 곳이나 나가진 않았죠. 그렇게 살다보니 30년 동안 꾸준히 발전해 온 것 같아요. 어느 순간 보니 제가 30년 전엔 꿈도 못 꿨던 멋진 가수가 돼 있더라고요.”

주경기장은 큰 규모 때문에 가수들에겐 꿈의 무대로 여겨져 왔다. 그동안 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연 가수는 조용필(63) 이승철(47)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이문세가 이번에 여는 콘서트는 무대 규모도 엄청나다. 무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닮은 다리 형태로 제작되는데 길이가 100m, 무대에 설치될 구조물 높이는 30m에 달한다. 연출을 맡은 이종일 감독은 “무대 콘셉트를 다리로 한 건 이문세 음악이 그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소통의 다리가 돼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