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달콤 부여딸기 ‘봄내음 한 입’… 딸기 따기 등 체험프로그램 풍성

입력 2013-03-13 17:59


‘백제의 고도’ 충남 부여가 새콤달콤한 맛의 딸기 향기로 그윽하다. 부여의 봄은 딸기가 익어가는 계절. 금강 서쪽의 구룡면과 홍산면 일대 들녘은 온통 딸기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로 가득하다. 전국 생산량의 3%를 차지하는 부여 딸기의 재배 역사는 30년 전으로 거슬러 오른다.

부여 딸기가 시중에서 인기를 끄는 까닭은 구룡농협의 조명수 유통센터장이 최초로 인삼엑기스를 잎에 뿌리는 엽면시비법을 개발하면서부터. 6년근 인삼으로 홍삼을 만든 후 버려지는 부산물을 액체거름으로 만들어 사포닌 성분이 함유된 딸기를 생산한 것이다. 요즘도 ‘사비 인삼딸기’라는 상표를 단 부여 딸기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이유다.

금강 서쪽에 위치한 구룡면의 딸기 재배 농가는 약 200가구. 12월부터 출하되기 시작한 딸기는 6월까지 수확된다. 그 중에서도 일조량이 풍부한 3∼4월에 생산되는 딸기가 비타민이 풍부하고 맛있을 뿐 아니라 서너 개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씨알도 굵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새벽 3시부터 수확한 딸기는 선별과정을 거쳐 ‘구룡아침딸기’라는 브랜드로 전량 대형할인점 등에 팔려나간다.

구룡면과 이웃한 딸기 주산지 홍산면에서는 ‘홍산싱싱딸기’라는 브랜드로 출하하고 있다. 홍산면사무소 인근에 위치한 홍산면 남촌리의 ‘동빈네 딸기농장’(010-6430-1460)은 부여 유일의 딸기체험농장. 딸기 따기를 비롯해 딸기잼 만들기, 딸기비누 만들기, 딸기화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동빈네 딸기농장’은 딸기가 밭이 아니라 공중에 설치된 긴 화분에서 자라는 고설식(高設式) 수경재배로 유명하다. 농장주인 임성순(57)씨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어린아이들도 손쉽게 딸기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덕분에 체험객들도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리고 앉아 딸기를 따는 것이 아니라 선 채로 눈높이에서 딸기를 수확한다. 고설식 수경재배를 위해 임씨는 호스를 통해 액체거름이 자동 주입되는 컴퓨터 제어시설도 갖췄다.

딸기 체험의 첫 단계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마음껏 딸기를 따먹는 일. 대부분 체험객들은 마치 본전이라도 뽑겠다는 듯 씨알 굵은 딸기부터 따먹는다.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해 씻을 필요도 없다. 하지만 씨알이 굵기 때문에 몇 개만 먹어도 배가 불러 더 이상 먹기 힘들다.

임씨는 “딸기를 맛있게 많이 먹으려면 씨알이 작은 것부터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탱글탱글 윤기가 나고 노란 씨알이 박혀있는 것을 고르는 것도 요령. 또 초록색 꼭지가 뒤로 젖혀져야 잘 익은 것이라고 한다. 딸기 따기 체험료는 실컷 먹고 500g 한 팩에 담아오는데 1만원으로 인근 지역보다 50% 정도 저렴하다.

딸기를 먹고 나면 딸기잼을 만들 차례. 직접 딴 딸기를 으깨고 설탕을 넣어가며 30분 정도 조리면 달콤한 맛의 딸기잼이 탄생한다. 딸기잼 만들기를 체험하려면 반드시 식빵을 가져가야 한다. 방금 만든 따끈따끈한 딸기잼을 식빵에 발라 먹는 맛이 그만이기 때문이다.

천연오일과 아로마 비누재료에 딸기즙을 넣어 만드는 딸기비누는 아토피 피부염에 좋다고 한다. 체험료는 5000원. 딸기화분 만들기도 인기 있다. 환기를 시키고 물만 주면 잘 자라기 때문에 아파트 베란다에 딸기 화분 몇 개를 놓으면 작은 정원으로 거듭난다.

딸기 체험이 끝나면 부여 나들이를 할 차례. 부여에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오는 궁남지를 비롯해 백제 왕릉인 능산리고분군, 국립부여박물관, 부소산성, 정림사지오층석탑 등 백제의 유적들이 즐비하다.

부여=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