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에너지효율놓고 자존심 싸움… 시스템 에어컨서도 신경전

입력 2013-03-12 20:19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에어컨 시장에서 양보 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가정용 에어컨 판매 1위를 두고 설전을 벌였던 양사는 시스템 에어컨에서 또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시작은 LG전자가 했다. LG전자는 12일 한국국제냉난방공조전에서 공개한 ‘멀티브이슈퍼4’ 8마력 제품이 에너지효율 5.68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국내 최고 에너지효율 제품이라는 수식어를 동원해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같은 장소에서 에너지효율이 5.74인 시스템 에어컨 ’DVM S’를 공개하면서 상황은 역전되는 듯했다. 이날 오후 LG전자가 다시 에너지효율 5.92인 ‘멀티브이슈퍼4’ 10마력 제품을 공개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시스템 에어컨 효율성 경쟁은 지난 1월 삼성전자가 에너지효율 5.34 제품을 출시하면서 촉발됐다. LG전자가 뒤이어 5.51 제품을 내놓자 삼성전자는 다시 5.58 제품으로 역전하는 등 엎치락뒤치락 해왔다.

두 회사가 에너지효율에 민감한 것은 올해 초부터 에너지효율 1등급 기준이 3.5에서 5.0으로 상향 조정된 게 영향을 끼쳤다. 객관적인 시장 점유율 집계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사 제품의 우월성을 증명하는 데 객관적 수치가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냉난방공조 전문업체 트레인과 공동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미국 시장에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을 공급하기로 했다.

빌딩, 공항, 쇼핑몰 등 대형 시설에 쓰이는 냉난방 공조시스템인 칠러(chiller)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와의 에어컨 사업 분야에서의 전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