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관 인선 분석] 인수위·친박 측근 대거 靑 입성… 공무원 출신도 절반이상
						입력 2013-03-12 20:03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비서관 40명 전원의 인선을 확정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6일 만이다. 그러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및 당선인 비서실 출신이 22명이나 돼 박 대통령의 ‘한번 쓴 사람 또 쓰는’ 인사 스타일이 다시 한번 재현됐다는 평가다. 사시·행시·외시 및 입법·기술고시 등 고시 출신은 16명이었다.
◇인수위 및 친박계 측근들 대거 합류=청와대 윤창중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인선의 제1 기준은 전문성에 뒀다”며 “이 밖에 통합과 다양성의 정신을 살려 정부·대학원·연구소 등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인재를 발굴해 충원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내정된 사람이 없었던 법무비서관에는 이혜진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홍보기획비서관에는 최형두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이 각각 임명됐다. 이 법무비서관은 인수위에서 법질서·사회안전분과 간사로 깜짝 발탁됐고, 이번에 청와대에 입성하면서 박 대통령의 신임을 확인했다.
이 법무비서관의 인선에 대해 윤 대변인은 “여성 배려의 측면뿐 아니라 인수위 간사 활동 과정에서 전문성이 충분히 인정됐기 때문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법무비서관을 포함한 여성 비서관은 6명으로 MB정부 초기 3명보다 많다.
최 홍보기획비서관은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언론인 출신으로 지난해부터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을 역임해 왔다.
비서실장 직속과 정무 민정 홍보 라인은 친박근혜계 인사들이 대거 포진했다. 정무비서관은 대선 캠프에서 직능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김선동 전 의원이 임명됐고, 비서실장 직속 비서관은 박 대통령을 국회의원 시절부터 보좌해온 측근들로 채워졌다. 총무비서관은 이재만 전 보좌관, 제1부속비서관 정호성 전 비서관, 제2부속비서관 안봉근 전 비서관, 연설기록비서관 조인근 대선캠프 메시지팀장 등이다.
반면 국정기획 경제 미래전략 교육문화 고용복지 외교안보 등 정책 분야는 해당 부처 관료 중심으로 인선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홍남기 기획비서관, 박동훈 행정자치비서관, 정황근 농축산식품비서관, 장진규 과학기술비서관, 김용수 정보방송통신비서관, 김재춘 교육비서관, 연제욱 국방비서관, 홍용표 통일비서관 등은 인수위에 파견된 공무원 출신들이다.
◇50대·서울대·공무원 출신 주축=비서관 40명의 평균 나이는 51.7세로 최고령자는 정영순 여성가족비서관으로 61세였고, 서미경 문화체육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이 44세로 가장 나이가 적었다. 신설되는 국가안보실 산하 비서관 3명은 정부조직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당분간은 내정자 신분을 유지하게 됐다.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12명으로 가장 많고 고려대 5명, 연세대 4명, 한양대와 육사 각 3명, 한국외대·이화여대·경북대 각 2명, 성균관대 1명 등이었다.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은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 한 명뿐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 12명, 충청 7명, 대구·경북 6명, 호남 6명, 부산·경남 5명, 강원이 4명 등이었다.
직종별로는 군인·검사·경찰을 포함한 공무원이 23명, 친박근혜계 측근 등 새누리당 관계자가 8명이었다. 이어 교수 4명, 언론인 3명, 국책기관 연구원과 기업인 1명 등이었다.
비서관 인선이 늦어지면서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측근들이 서로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권력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고, 이에 박 대통령이 “처신을 어떻게들 하고 다니기에 안 좋은 소문이 나느냐”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비서관의 경우 내정됐다 취소된 뒤 다시 임명됐고, 사회안전비서관과 보건복지비서관의 경우 다른 사람이 내정됐다가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기획비서관과 법무비서관 역시 내정이 취소되는 바람에 새 인물을 물색하느라 전체 인선이 늦어지기도 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