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안된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 공기업 몰려오는데 기반시설은 태부족

입력 2013-03-12 20:00

광주시와 전남도가 공동 추진한 ‘빛가람 혁신도시’의 각종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빛가람 도시는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유일하게 두 광역단체가 함께 추진해 그동안 ‘모범사례’로 주목을 받아왔다.

나주 혁신도시지원단은 12일 “첫 입주기관인 우정사업정보센터(우정센터)의 신사옥이 지난 4일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향후 공기업이 잇따라 둥지를 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빛가람 도시에는 올해 농수산식품연수원과 국립전파연구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에 이어 내년까지 대표적 공기업인 한국전력, 농어촌공사, 전력거래소 등 14개 공기업이 추가로 옮겨올 예정이다. 이른바 공기업들의 ‘나주시대’가 열리게 됐다.

그러나 나주 금천면과 산포면 일원 732만7000여㎡에서 2007년 첫 삽을 뜬 빛가람 도시는 현재 전기와 상수도 등 필수적 기반시설만 갖췄을 뿐이다.

당장 기본적 주택공급과 진입도로 개설이 지지부진하다. 7100여 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분양은 2014년말부터 이뤄진다. 진입도로의 경우 전체 4곳 중 핵심인 국도1호선 연결도로가 사업비 부담을 둘러싼 중앙부처 간 갈등으로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출·퇴근을 위한 버스노선의 경우도 상당수 경유노선이 신설됐으나 교통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가로등과 신호등 구축 등은 빨라야 연말에나 마무리된다. 치안유지를 위한 파출소와 119소방센터, 병원, 문화·체육시설은 현재 한 곳도 찾아볼 수 없는 형편이다. 내년 3월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각 1곳씩 지각 개교하는 등 자녀들의 교육여건도 매우 열악하다.

이에 따라 입주를 마친 800여명의 우정센터 직원들은 온갖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까지 이전할 다른 공기업들의 걱정도 벌써부터 태산이다.

혁신도시지원단 관계자는 “1조5000억원이 투입된 빛가람 도시는 낙후돼온 전남 중부권 개발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며 “부족한 기반시설은 서둘러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빛가람 도시는 LH가 43%, 광주도시공사가 24%, 전남개발공사가 33%를 맡아 공영개발 방식으로 조성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