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장쩌민 꺾다… 국가부주석 자리 힘겨루기 ‘리위안차오’ 낙점 밀어붙여
입력 2013-03-12 18:46 수정 2013-03-12 22:36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국가부주석 자리에 누구를 앉힐지를 놓고 최근 격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리위안차오(李源潮) 정치국원이 무난히 국가부주석을 맡게 될 것으로 보였으나 장 전 주석이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을 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에 시 총서기는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장 전 주석을 강하게 압박,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다.
로이터통신은 12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이러한 상황은 시진핑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시진핑이 개혁 성향의 리위안차오를 발탁한 것은 그가 일정한 범위의 개혁을 추진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국가부주석은 상징적인 자리지만 리위안차오는 앞으로 외교 분야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개혁 세력과 지식인들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주석이 되기 전 1998년부터 2003년까지 국가부주석을 맡았고 시진핑도 2008년부터 지금까지 이 자리를 담당했다. 리위안차오의 경우 정치국 상무위원이 아니면서 이례적으로 국가부주석 자리에 앉게 됐다.
그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계열로 요직인 당 중앙조직부장을 지냈으나 지난 18차 당대회 때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입지를 확보함에 따라 19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이 무난해졌다. 류윈산은 당 중앙선전부장을 지내다 지난 18차 당대회에서 상무위원이 됐다. 공청단 출신이지만 장쩌민이 이끄는 상하이방에 가깝다.
지난 11일 실시된 정협 지도부 선거에서는 권력서열 4위인 위정성(兪正聲) 상무위원이 높은 득표율(찬성 2188표, 반대 4표, 기권 1표)로 주석에 당선됐다. 전임 주석 자칭린(賈慶林)은 10년 전 반대표가 79표나 나왔다.
후진타오의 심복으로 한때 전도가 유망했던 링지화 중앙통일전선공작부장은 최저 득표로 부주석(23명)에 당선돼 눈길을 끌었다. 그에 대한 반대는 90표, 기권 22표였고 찬성은 2079표로 나타났다. 그는 아들 링구가 페라리 교통사고를 낸 뒤 ‘정치적 사망’ 상태에 빠졌다. 공산당 원로 천윈(陳雲)의 아들로 국가 국가개발은행 회장인 천위안(陳元)은 반대 27표, 기권 8표로 링지화에 이어 끝에서 두 번째 득표율을 보였다. 299명으로 구성된 정협 상무위원단에는 덩샤오핑(鄧小平)의 딸 덩난(鄧楠), 리셴녠 전 국가주석의 딸 리샤오린(李小林), 완리(萬里) 전 전인대 위원장의 아들 완지페이(萬季飛)가 이름을 올렸다. 덩샤오핑의 큰아들 덩푸팡(鄧樸方·68)은 정협 부주석에서 물러났다. 정협 부주석은 부총리급, 상무위원은 부장(장관)급 예우를 받는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