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한반도] 해킹·GPS 교란·핵 배낭… 北, ‘제3의 공격’ 가능성
입력 2013-03-12 18:50 수정 2013-03-12 22:28
북한이 ‘동성서격’(東聲西擊·성동격서의 북한말) 전술의 일환으로 전통적 방식이 아닌 제3의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군이 서해 NLL과 서북도서 인근 해안 동굴진지의 해안포를 이동시키는 등의 움직임으로 이목을 끈 뒤 사이버 공격이나 GPS 교란 전파 테러 등 간접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이윤걸 대표는 12일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중에는 공격하지 않겠지만 훈련이 끝난 이후 간접적인 도발을 할 수도 있다”며 “만약 도발한다면 포격 등의 군사적 방법이 아니라 특정 분야를 겨냥한 GPS 교란이나 핵실험·미사일 발사 재개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비전연구회 김명성 사무국장도 “북한이 대규모 인터넷 해킹 공격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간접 공격 등으로 한국 내 주가 폭락이나 외국인 탈출 등으로 혼란을 일으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등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김정은의 돌출 행동으로 볼 때 가능한 시나리오일 수 있다는 것이다.
탈북자들 사이에선 핵배낭 공격 가능성도 거론된다. 소형화된 전술 핵무기인 핵배낭은 무게가 30∼50㎏ 정도의 배낭 형태로 운반이 가능해 특정 장소에 숨겨두거나 잠수함 등에 부착한 후 원격조정으로 폭발시킬 수 있다. 일반 핵무기보다 위력은 떨어지지만 전시에 상대의 전력을 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어 공포의 대상이다. 한 탈북자는 “북한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군사훈련 놀이도 김정일 때는 주로 공격형이었으나 김정은이 떠오른 이후엔 적진에 들어가 정찰하고 정보를 빼내는 ‘정찰병’ 놀이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 상황이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때와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당시 북한에서는 전 주민들이 동원돼 전쟁 준비에 나섰다. 탈북자 최모(50)씨는 “93년 북한에서는 이른바 ‘총폭탄 정신’이 강조되면서 청년학생과 전 인민이 결집했다”며 “이번에도 북한은 총폭탄 정신을 설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평양은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된 상태라고 한다.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는 “평양은 전시체제 전환 등으로 긴장이 높은 편이지만 국경 지역은 움직임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평양을 다녀온 무역상 등은 북한 주민들 사이에 전쟁 난다는 말이 무성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중국 위안화 등 외화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주민들로부터 강제로 거둬들인 식량을 되팔면서 위안화로 받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은 식량을 사기 위해 금붙이 등을 내다팔고 위안화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주민들은 금을 얻기 위해 과거 외화벌이의 수단이었던 사금 채취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