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생전에 시신 방부처리 혐오했다”… 베네수엘라 대선전 돌입

입력 2013-03-12 18:44 수정 2013-03-12 22:35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과 엔리케 카프릴레스 미란다주 주지사가 11일(현지시간)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대선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AFP통신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다음 달 2일부터 시작되지만 베네수엘라 전역은 이미 대선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생전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직접 후계자로 지목했던 마두로는 이날 지지자들 앞에서 “나는 차베스가 아니지만 차베스의 아들이고, 모든 국민은 차베스다”라고 밝혔다.

카프릴레스도 이에 맞서 “니콜라스, 이건 당신과 나의 캠페인”이라며 “차베스를 끌어들이지 말라”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초반부터 공격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선거전을 예고했다. 카프릴레스는 마두로를 “부끄럼도 없는 거짓말쟁이”라고 공격했고, 마두로는 카프릴레스를 “파시스트” “질 것이 뻔한 불쌍한 후보”라고 비난했다.

한편 육신이 영구 보존된 생전의 차베스 대통령이 정작 시신 방부처리에 대해 “오싹한 일”이라며 싫어했다고 스페인 일간 ABC가 보도했다. 차베스는 2009년 3월 베네수엘라 매체 NTN24와 가진 인터뷰에서 “(방부처리는) 도덕적 부패의 명백한 신호”이자 “망자에 대한 존경 부족”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안팎에서는 집권세력이 추모 열기를 이용하기 위해 시신을 방부처리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외교싸움도 치열하다. 미 정부는 베네수엘라가 미대사관 소속 미군 관계자 2명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한 데 대한 보복으로 지난 10일 베네수엘라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