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알레포 강변서 의문의 시신 20구 떠올라

입력 2013-03-12 18:43

지난 10일 시리아 제2도시 알레포의 쿠웨이크 강 하류에서 시신 20구가 떠올랐다. 지난 1월 29일 시신 110구가 발견된 지 40여일 만에 또다시 시신이 떠오른 것이다. 겨울비로 강 수면이 넘실대던 날 떠오른 시신은 하나같이 머리에 총상을 맞고 등 뒤로 양손이 묶인 상태였다.

이들은 어떻게 살해됐을까. 시신이 발견된 쿠웨이크 강 유역은 반군이 장악한 알레포 동쪽과 정부군이 점령한 서쪽 가운데를 통과하는 무인지대(no man’s land). 양측이 상대방 소행이라 주장하면서 의문은 커져만 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희생자 유가족 11명을 취재한 결과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실종 당시 이들은 정부군 검문소에 갔다 사라졌으며, 반군 장악 지역에 거주하거나 그쪽으로 이동하려는 취업 연령의 남성이었다. 알레포의 서쪽과 동쪽을 오가려면 정부군 검문소에서 확인증을 제시해야 한다.

희생자들이 발견된 강 하류를 거슬러 올라가면 시리아에서 가장 악명 높은 보안 교도소가 있다. 가디언은 이 교도소에서 총살을 당한 후 버려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억류됐다 풀려난 시민 2명도 보안 교도소 내의 총살에 관해 증언했다.

반군 지역에 거주하는 압델 레자크(19)는 지난해 10월 샌드위치를 사러 정부군 지역에 갔다가 붙잡혔다. 반군과 연계됐다는 자백을 요구받은 그는 8일간 구타를 당하고 약 3달간 수감됐다. 레자크는 “벽에 30명을 일렬로 세워놓고 산을 들이부은 뒤 총으로 즉결 처형하는 장면을 봤다”고 말했다. 목수였던 레자크는 현재 거리에서 커피 장사를 한다.

시리아 최대 상업도시인 알레포를 장악하기 위해 반군과 정부군의 교전이 치열한 가운데 이와 관련 없는 일반 시민들이 오해를 받고 희생당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