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 100엔 돌파 눈앞… 엔화가치 6개월새 24%↓
입력 2013-03-12 17:55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지난 6개월 동안 엔화 가치가 24%나 수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원화 가치는 3.0% 올랐다. 뚜렷한 ‘엔저·원고 현상’은 일본 수출기업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의 가격경쟁력을 갉아먹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다만 현재 환율 수준이 높아 95엔 안팎에서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엔·달러 환율이 지난해 9월 13일 77.49엔(연간 저점)에서 12일 96.43엔(오후 3시 현재)으로 치솟았다고 밝혔다. 엔·달러 환율은 6개월 동안 환율 상승폭이 24.44%에 이른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128.4원에서 1095.2원으로 3.03% 떨어졌다.
엔화 환율은 일본 정부가 양적완화를 공식화한 지난해 9월부터 상승 흐름을 탔다. 이어 지난해 말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무제한 양적완화와 2% 인플레이션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이후 가속도가 붙었다.
엔화와 원화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경제 상황이나 기업 실적을 미리 반영하는 주식시장에서는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이달까지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30%가 넘게 급등한 반면 코스피는 상승 폭이 3%에도 못 미쳤다.
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돌파할 수도 있지만 현재 환율 수준이 너무 높아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본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이 연중 90엔대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이 단기 경기부양 효과를 보겠지만 양적완화가 장기적인 고용·소득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면 결국 경기 부진 속에 물가만 오르는 ‘나쁜 인플레이션’에 직면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