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연구자들, 논문 쓰기 쉬운 분야만 몰려”… 정정길 한중연 원장 ‘학문 편중’ 비판

입력 2013-03-12 17:40


“젊은 연구자들이 논문 쓰기 쉬운 근·현대사에만 몰려 큰일입니다. 조선시대만 해도 한문지식이 필요하고 상대적으로 자료 발굴이 어렵다며 외면하는 실정입니다.”

정정길(71·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원장은 12일 학계의 학문 연구 쏠림 현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울 세종로 한 음식점에서 가진 새해 역점 사업 설명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정 원장은 한중연에서 한국의 과학적 창의성을 중국 일본과 비교 연구하기 위해 시대별 전공자를 찾았지만 근대(갑오경장) 이전 과학사 전공자가 거의 없어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정 원장은 이런 학문적 편향성 극복을 위해 ‘한국학 연구 정보 집대성을 위한 연구지형도 구축 사업’을 올해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최근 5년간 학술지 등에 발표된 논문 2만여 편에 대한 분석 작업을 벌인다.

사업을 통해 한국학 연구의 줄기를 파악, 시대와 부문별로 소외되는 분야 없이 균형 잡힌 한국학 연구가 가능하도록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정 원장은 “연말에 결과가 나오면 소외된 연구 분야에 대해서는 연구비 배정에서 우선 고려가 되도록 정부 및 각 연구단체에 참고자료로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