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기도노트에 적힌 예비 배우자 환상 버려라”… ‘괜찮아, 서른 다섯’
입력 2013-03-12 17:43
괜찮아, 서른 다섯/이수연 지음/예책
당신이 ‘서른 즈음’을 지나 삼십대 후반기의 초입을 막 지나고 있는 여성이라면, 아직도 싱글이라면, 여전히 허전한 마음 달래줄 짝이 없다면 이 말을 주목하시라. “오래된 낡은 착각은 버리고, 깊숙이 숨겨놓았던 욕심도 내려놓고, 주변에 넘치는 나쁜 남자를 골라내자. 그러고 나면 그제야 ‘내 남자’가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이수연 작가의 말이다. 1974년생으로 40 문턱에 있는 이 작가는 오랜 방송작가 생활을 했다. 특히 6년여 동안 대한민국 청춘남녀 1만명의 생각을 설문 조사했던 ‘야심만만’을 제작하며 청춘들이 갖고 있는 연애에 관한 미묘한 심리와 다양한 기술을 알게 됐다. 20∼30대 여성들의 사랑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이 작가만큼 풍성히 들은 사람도 드물다.
저자는 여자 나이 서른다섯에는 두 개의 얼굴이 있다고 말한다. ‘제2의 사춘기’라고 부를 만큼 고민이 많은 때이기도 하고, 싱글로서 가장 즐겁고 신나는 때를 보내는 기간이기도 하다. 저자에 따르면 여자에게 서른다섯은 결혼이라는 것만 빼면 그렇게 초라한 때가 절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 결혼이 발목을 잡고 있지만 반쪽을 찾기만 하면 만사형통이다. 이십대의 무기가 젊음이라면 삼십대는 연륜과 성숙미, 사회적 위치라는 비밀 병기가 있다. 심란해할 필요가 없다. 저자는 말한다.
“일찍 만나고 늦게 만나고는 중요하지 않다. 괜찮은 녀석을 잘 만나야 하는 게 포인트다. 결혼이 남들보다 몇 년 뒤졌다고 게임 끝난 게 아니다. 길게 인생을 보면 5∼6년 결혼이 뒤진 것은 별거 아니다. 신발 끈 다시 매고 신나게 달려 나가면 된다. 그러면 저 어디쯤엔가 당신의 반쪽도 바통을 들고 당신을 마중 나와 있을 것이다.”
저자는 30대 중반의 싱글 여성들은 먼저 연애를 못하게 막고 있는 낡은 고정관념을 버리라고 강조한다. ‘나는 모태 솔로이며 늘 헤어지기만 하는 슬픈 운명의 여인으로 결혼은 미친 짓’이라는 못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주변에 함정처럼 놓인 나쁜 남자를 걸러내어야 한다. 화려한 버섯에 독이 있는 것처럼 눈을 현혹시키는 나쁜 남자를 구별해야 한다.
크리스천인 저자는 책 속에 다양한 기독교적인 코드를 담았다. 사실 한국교회에는 30대 중반의 싱글 여성들이 그득하다. 많은 독신 여성 크리스천들은 자신만의 배우자 기도노트를 갖고 열심히 짝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저자는 이 배우자 기도노트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너무 기름진 내용만 나열되어 있다면 좀 더 담백하게 정리해 보자”고 권유한다. 그녀가 다른 사람의 배우자 기도노트를 살짝 들여다보니 하나같이 드라마 속 멋진 남자 주인공들을 원하고 있었다. 거기에 신앙도 좋아야 함은 물론이다. 저자는 말한다. “하루빨리 기도노트로 포장된 배우자 쇼핑 리스트를 버려라.” 저자는 “욕심을 버리기 시작하면 마법과 같이 ‘좋은 남자’가 보인다”고 언급한다. 보인다고 바로 그 남자가 ‘나의 남자’가 되지 않는다. 연구가 필요하다.
저자는 30대 중반들에게 거듭 강조한다. “이제 당신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마음껏 발휘하라. 남보다 조금 늦은 봄날이 눈앞에 다가올 것이다.” 비신자와 교제하려는 크리스천 여성들에게도 조언한다. “정말 마음에 드는 비신자를 만났다면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해 봐. 나중에 결혼해서 ‘여보, 우리 함께 교회 가자’라고 얘기했을 때, 웃으며 따라갈지, 버럭 화를 낼지 말이야. 이미 느끼고 있지 않아?”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