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거친 화장품 원료 제조·판매 금지"

입력 2013-03-12 00:32

유럽에서는 앞으로 동물 실험을 거친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의 제조와 판매가 금지된다.

토니오 보르그 유럽연합(EU) 보건 및 소비자 담당 집행위원은 11일 EU 역내에서 화장품 제조에 동물 실험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보르그 위원은 “이것은 화장품 제조에서 소비자의 안전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책임 있는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2004년부터 완성 화장품에 대한 동물 실험을 금지해오고 있다. EU는 2009년 화장품 원료에 대한 동물 실험을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나 화장품 업계의 반발로 시행이 연기됐다.

EU의 이번 조치에 대해 동물보호 단체들은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동물보호 단체 휴먼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은 동물의 고통을 줄이는 중요한 조치라며 EU 결정을 환영했다. 이 단체는 “EU는 이제 세계 최대의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은 제품)’ 화장품 시장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장품 업계는 토끼나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 금지는 화장품 업계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화장품 개발에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럽화장품협회 측은 동물 실험에 대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전면적인 금지 조치는 너무 이르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유럽 화장품 업계의 연매출은 2010년에 710억 유로, 직접 고용 인원은 18만 명에 달한다.

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