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이번엔 복면 자주 벗어… 감정 표현할 수 있어 좋았어요”… ‘지.아이.조 2’ 배우·감독 회견

입력 2013-03-11 21:20

“전편에서는 복면 쓴 상태에서 온전히 눈과 몸짓만으로 감정과 액션을 표현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복면을 자주 벗고 연기해) 고스란히 표현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11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영화 ‘지.아이.조 2’ 기자회견에서 할리우드 스타로 발돋움한 배우 이병헌(43)이 소감을 밝혔다. 국내 배우의 입장이 아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주역의 일원으로 참석한 자리였다. 회견에는 중국계 존추 감독을 비롯해 배우 드웨인 존슨, 에이드리언 팰리키, D.J 코트로나 등이 같이했다.

이병헌은 ‘지.아이.조 2’에서 할리우드 대표 액션 스타 브루스 윌리스 등과도 호흡을 맞췄다. 테러리스트 군단 ‘코브라’의 부활을 주도하는 스톰 섀도 역할을 맡아 최정예 특수부대인 ‘지.아이.조’를 곤경에 빠뜨리는 연기를 한 것.

이병헌은 “스톰 섀도는 오랜 기간 누명을 쓰고 살아와서 겉으로는 시니컬하고 쿨할지 몰라도 내면에는 트라우마가 있는 인물”이라며 “억눌려 있던 한이 폭발하는 장면에서 좀 뜨거운 느낌을 많이 보여주려고 애를 썼다”고 말했다. 존추 감독은 “스톰 섀도가 만화 주인공으로 끝날 수도 있었는데 이병헌이 인간미를 많이 불어넣어 줬다”고 그의 연기를 칭찬했다.

전편 때와는 달리 이병헌과 한국영화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주역들의 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팰리키는 “최고 스타이자 액션 스타인 이병헌과 같이 영화를 한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했고, 실제로도 친절하고 유머감각이 뛰어난 분이어서 즐겁게 영화를 찍었다”며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존슨도 이병헌의 존재감 있는 연기를 언급하며 자기관리에 철저한 액션 배우라고 했다. ‘더 록’이란 별명의 프로레슬러 출신인 존슨은 영화계에 진출해 ‘스콜피온 킹’ 등에 출연하며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스타다.

특히 존슨과 코트로나는 이병헌이 출연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공동경비구역 JSA’를 봤다며 “아시아의 스타이자, 최고의 스타와 함께해 영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요즘 한국영화 점유율이 80% 이상이라고 들었다”며 “하지만 내가 나온 할리우드 영화도 많이 사랑해주면 좋겠다. 미국에서 촬영할 때 많아진 분량과 클로즈업된 카메라를 보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지.아이.조 2’는 28일 전 세계에서 동시 개봉한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