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에 강풍 불티 하나로 불바다… 산불 절반이상 봄에 발생
입력 2013-03-11 20:09 수정 2013-03-11 21:59
봄철 단골인 ‘산불’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지난 9일과 10일 경북 포항과 울산 등 전국 26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임야 약 120㏊가 불에 탔다.
11일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03∼2012년)간 매년 평균 387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그중 절반이 넘는 196건(51%)이 3월과 4월에 집중됐다. 산불은 대부분 사람들의 부주의로 일어났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최근 5년간 발생한 산불 1713건의 발화 원인을 분석한 결과 등산자의 실화(失火)가 42%로 가장 많았고, 논·밭두렁을 소각하다 산불로 번진 경우가 18%로 그 다음이었다”라고 말했다. 산불의 60%가 사소한 잘못에서 비롯됐다는 얘기다. 지난 주말 포항에서 발생한 산불도 청소년 불장난 외에 성묘객의 실화가 1건, 등산객 담뱃불이 2건, 나머지는 농산물 쓰레기나 논·밭두렁을 태우다 불씨가 날려 발생했다.
맑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것도 봄철 산불이 잦은 원인이다. 실제 울산과 포항 지역은 10여일째 건조주의보가 내려져 있었다. 기상청 장현식 통보관은 “12일과 13일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겠지만, 비가 그친 후 4월까지 건조한 날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봄철 산불은 한번 번지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봄철에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강풍이 부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초속 15m의 바람이 불면, 불이 한 시간에 17.7㎞까지 번질 수 있다”며 “바람이 부는 날 담뱃불이 건초에 떨어지면 10초 이내에 발화되고, 순식간에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번 발생한 산불의 피해는 엄청나다. 우선 잿더미로 변한 산림을 원상복구하는 데는 40∼100년에 걸친 시간과 비용, 노력이 필요하다. 또 경제적으로는 목재와 가축, 임산물의 손실을 가져오고, 야생동물 서식지도 파괴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이외에도 산림 손실로 인한 산사태와 홍수피해 가능성이 높아지고, 다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로 산성비와 대기오염도 증가하게 된다”며 “봄철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