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 ‘테마거리’ 공사지연, 상인들 울상… “졸속행정에 상권 무너진다”

입력 2013-03-11 20:09


부산 중심가인 서면에 조성 중인 ‘관광테마거리’가 졸속행정으로 시민과 상인들로부터 예산 낭비란 비난을 사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진구는 2011년부터 범전동 부산시민공원∼부전동 동천복개도로를 잇는 길이 550m, 폭 25m 구간에 ‘문화으뜸로 관광테마거리’를 조성 중이다.

국비와 시비 등 총 사업비 70여억 원인 이 사업은 부산 최대의 번화가인 서면에 도심 특징을 살려 예술과 물을 주제로 한 ‘테마거리’와 실개천·벤치·조형물 등이 포함된 수변예술거리 등으로 조성된다. 다음 달까지 동해남부선 굴다리∼영광도서 주차장 구간 1차공사를 시작해 8월까지 전체 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부산진구청 관계자는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축제 등을 즐길 수 있는 웰빙공간과 상권활성화 등을 위해 관광테마거리를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인근 주민과 상인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 이곳을 즐겨 찾던 관광객과 시민들이 해운대와 광안리, 온천장과 연산동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 도로변에 설치됐던 공공 주차장이 모두 사라지고 차도 폭이 절반으로 줄면서 차량을 이용한 시민과 관광객들이 외면하고 있다. 주차공간이 사라지자 인근 Y서점 등 사설주차장의 경우 최근 시설을 확장한 뒤 주차료를 시간당 20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 상인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또 공사가 늦어지는 것도 지역상권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다. 하수관거, 보도블록 등의 공사가 계획보다 늦어 전 공정이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해당 구청 공무원들조차 “무리한 공사”라고 말하고 있다.

이 일대에서 횟집을 경영하는 박모(60)씨 등 상인들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하는 바람에 공사기간 시민과 관광객들이 절반이상 줄었다”면서 “특히 평소 이 일대를 배회하는 노숙자들만 급증하고 있어 상권 붕괴를 부추기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부산=글·사진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