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곽윤기 No1” 金보다 빛난 쇼트강국 동료애… 신다운 종합우승 일구고 감동의 세리머니

입력 2013-03-11 19:59

‘한국 1위 곽윤기 파이팅.’

11일(한국시간)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신다운(20·서울시청)의 손에는 휴대전화가 들려 있었다. 일부 선수들이 메달을 받는 영광스러운 순간을 직접 찍기 위해 카메라 기능이 있는 휴대전화를 들고 올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신다운은 언론의 카메라를 향해 휴대전화 화면을 가리켰다.

화면에는 ‘KOREA No.1 Kwak Yoon Gy Fighting’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신다운이 시상식에서 이런 행동을 한 것은 대표팀 선배 곽윤기에게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곽윤기는 지난 2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월드컵 5차 대회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 남자 개인전에는 노진규(21·한국체대), 김윤재(23·고려대)와 함께 선발전 순위에 따라 신다운이 개인전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그리고 곽윤기의 대타로 출전한 신다운은 지난 8일 1500m 우승에 이어 이날 1000m 우승과 3000m 수퍼파이널 2위를 기록하며 종합 우승까지 차지했다. 덕분에 신다운은 다음 시즌 국가대표에 자동으로 발탁, 2014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활약하게 되는 행운까지 거머쥐었다.

현재 한국에서 치료와 재활훈련을 하고 있는 곽윤기(24·서울시청)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다운이가 시상대에서 내게 고마움을 표시한 것을 보고 너무 흐뭇했다”면서 “나는 부상 때문에 대회에 나가지 못했지만 소속팀의 친한 후배 다운이가 대신 종합우승을 차지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에 나가는 다운이에게 침착하게 잘 하라고 했는데, 다운이가 이번에 경기 운영을 참 잘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