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최나연 “랭킹1위 내놔라”

입력 2013-03-11 19:58


남녀 골프 세계 랭킹 1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타이거 우즈(미국)와 최나연(SK텔레콤)이 무서운 상승세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청야니(대만)의 턱 밑까지 쫓아왔기 때문이다.

남자 골프에선 ‘골프 황제’ 우즈가 전성기의 기량을 회복하며 28개월의 ‘넘버원 탈환’을 가시화하고 있다. 우즈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캐딜락 챔피언십 마지막날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1위를 차지했다. 우즈는 2007년 이후 6년만이자 통산 일곱 번째 캐딜락 챔피언십 우승컵을 차지하며 PGA 투어 통산 76승을 달성, 역대 최다인 스니드(82승)의 기록에 6승 차이로 다가섰다. 캐딜락 챔피언십은 세계 6대 투어가 공동 주최하는 WGC 시리즈 중 하나로 상금 규모나 출전 선수 면에서 메이저대회나 다름없는 경기다.

이로써 우즈는 이날 발표된 남자골프 세계 랭킹에서 평균점수 10.476점을 기록, 1위 매킬로이(11.468점)를 0.992포인트 차이로 추격했다. 지난해 3월 12일 매킬로이가 처음으로 랭킹 1위에 오른 이후 우즈와의 격차가 1점 이내로 좁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 말 ‘성추문’ 이후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우즈는 지난해 PGA 투어에서 3승을 수확하며 재기에 성공했지만 ‘신 골프황제’ 매킬로이에 뒤져 최근에는 계속 2인자에 머물렀다. 지난해 최종 랭킹서도 매킬로이가 평균 점수 13.219점으로 1위를 굳건히 지키며 우즈(3위·8.622점)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하지만 우즈가 올들어 시즌 2승을 거두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매킬로이는 클럽 교체 등의 문제로 지난주 혼다클래식에서 기권하는 등 기대 이하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우즈가 2주 뒤 열리는 아널드 파머 대회에서 우승하면 2010년 11월 이후 내준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무려 2년4개월 만에 되찾을 수 있다.

여자 골프에서도 청야니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11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최나연은 평균점수 8.71점을 획득, 청야니(9.33점)를 바짝 추격했다. 청야니가 109주째 1위를 지킨 가운데 최나연의 순위도 그대로였지만, 지난 주 최나연이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격차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지난주부터 청야니와 최나연의 격차는 1점 차로 좁혀졌다. 1년 전만 해도 이런 상황은 상상할 수 없었다. 지난해 3월 12일 순위에서 청야니는 16.71점으로 최나연(8.89점)을 멀찍이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달렸다. 그러나 지난 시즌 중반부터 청야니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어느새 세계 1위를 내줄 수 있는 범위까지 들어왔다. 이에 맞서 최나연은 LPGA 투어 대회 기준으로 최근 5차례 연속 ‘톱10’에 오르는 꾸준함을 뽐내며 세계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