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사일 실험 파편 맞아 러 인공위성 궤도이탈

입력 2013-03-11 19:49

러시아 인공위성이 중국 미사일 실험으로 인한 우주 파편과 충돌해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우주표준혁신센터(CSSI)의 TS 켈소 천체역학 선임연구원은 “지난 1월 22일 러시아 인공위성 블리츠가 중국 펑윈 1C 기상위성의 파편과 부딪쳤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2007년 사용 기한이 다한 펑윈 1C 기상위성을 인공위성 요격미사일 실험으로 파괴해 우주 파편 수백 개를 발생시켰다.

작은 유리 구체형인 블리츠는 과학 실험용으로 사용돼 왔다. 지상에서 발사하는 레이저 광선 반사 기능을 했으나 궤도 이탈로 쓸모가 없어졌다고 CNN은 전했다.

궤도 변화를 뒤늦게 감지한 시점은 지난달 4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정밀기기공학연구소에 속한 과학자 2명이 궤도 이탈을 확인한 뒤 CSSI의 켈소 선임연구원에 연락을 취했다. CSSI가 위성에 근접하는 물체 탐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당시 블리츠 주변을 떠돌던 물체는 중국 기상위성의 파편뿐이었으며 충돌은 불과 10초 만에 일어났다. CSSI와 러시아 과학자들은 추가 충돌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십년 전부터 우주 파편 충돌을 걱정해 왔다. 지난 2009년 미국 통신위성 이리듐 33호가 러시아 위성 코스모스 2251호와 부딪치는 사건도 발생했다. 우주 파편 전문가인 윌리엄 스콘버지는 “큰 충돌은 드물지만 작은 충돌은 언제 어디서나 발생하고 있다”면서 “과학기술이 우주 파편을 청소할 수준에 다다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