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안철수] 관망 與… 발등의 불 野

입력 2013-03-11 19:24

정치권은 11일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귀국과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에 대해 환영 목소리에서부터 견제 및 비판까지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기본적으로 관망하는 모양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야권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분위기다. 이인제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서 우리 제도 정치가 크게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노원병 출마도) 당사자인 안 전 교수가 정할 문제이지, 야권에서 이래라저래라 할 문제는 아니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신당 창당설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지지층의 이탈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총선이 아직 멀었으니 민주당 의원들이 이동하는 일도 거의 없을 게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같은 당 박민식 의원도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직접 그라운드에 뛰어들어서 스스로 실력을 보여주는 게 낫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솔직히 서울·수도권에서는 몰라도 부산에서 예컨대 ‘부산의 아들’이라는 분위기는 전혀 아니다”며 “안 전 교수가 고등학교를 부산에서 나왔다는 것 이외에 부산을 대표하는 일을 한 것이 없어서 정치행보를 시작했다는 것에 부산 시민들이 특별히 환호하는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은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박용진 대변인은 “(지금까지) 안 전 교수가 내놓은 새 정치 구상은 새 정치에 열망을 담아내는 상자 하나만 제시한 것”이라며 “어떤 내용을 담을 건지는 (앞으로) 스스로 내놔야 할 것”이라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현실정치에 들어와 새 정치의 내용물을 채우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당 지도부는 공식 석상에서 안 전 교수의 언급을 자제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안 전 교수가 ‘나는 나대로 가겠다. 혹은 민주당과 함께 가겠다’ 등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대응하겠다”며 “이야기하는 것에 따른 시나리오가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전병헌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더 이상 땜질 쇄신이 아니라 재창당 수준의 분골쇄신만이 당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