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안철수] 그가 왔다… ‘제2 安風’ 꿈을 안고

입력 2013-03-11 19:37 수정 2013-03-12 09:36


정치인 안철수, 샌프란시스코 구상 마치고 귀국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다시 링에 올랐다. 지난 대선 당일(12월19일) 미국으로 출국한 그는 82일간의 ‘샌프란시스코 구상’을 마치고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앞으로 그가 시들해진 ‘안철수 현상’에 다시 붐을 일으킬 수 있을지, 4·24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여당과 제1야당을 밀어내고 승리할 수 있을지, 무엇보다 정치적 힘을 키워 차기 대권 주자로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정치권과 국민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어쩌면 그 자신조차 ‘과연 내가 다시 그럴 수 있을까’하는 무거운 부담 속에 귀국길에 올랐을 것이다.

안 전 교수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대선 후보 사퇴 때 새 정치를 위해 어떤 가시밭길도 가겠다고 약속드렸다”며 “국민 위에 군림하고 편을 가르는 ‘높은 정치’ 대신 국민 삶과 마음을 중하게 여기는 ‘낮은 정치’를 하고 싶다. 서울 노원병 출마가 그 시작”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노원병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정치공학적 접근은 하지 않겠다”고 말해 당분간 독자 노선을 걸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가 ‘정치신인’의 심정으로 다시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전의 파괴력을 다시 가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은 일단 긍정적이다. 한국갤럽의 지난 7일 조사에서 안 전 교수가 창당할 경우 새누리당(37%)에 이어 민주당(11%)을 제치고 ‘안철수 신당’(23%)이 2위를 차지했다. 지난 6일 조선일보, 지난 2일 한겨레신문 조사도 같은 순위로 나타났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생기지 않은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높게 나온 것은 그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증거”라며 “다만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아마추어적 행보에 비춰 그가 앞으로 정당이라는 큰 조직과 많은 지지자들을 이끌며 정치를 잘 해낼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민주당 내 중도파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한 초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내 주변에는 ‘안철수 현상’을 좋게 봤다가 정작 대선 때 그의 실망스러운 태도를 보고선 마음이 완전히 떠났다는 의원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 텃밭인 호남 여론도 안 전 교수에게 썩 좋지만은 않다.

안 전 교수가 만일 이런 부정적 시각을 극복한다면 ‘안철수발(發) 정계개편’ 수순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노원병 보궐선거를 치르면서 점수를 따야 하고, ‘프로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해 기존 정치인들을 흡수해내야 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