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첫 국무회의] 지각 출발한 박근혜 내각, 정상화 위해 강력 드라이브
입력 2013-03-11 19:15 수정 2013-03-11 22:12
새 정부 출범 후 14일 만에 처음 열린 11일 청와대 국무회의는 박근혜 대통령이 공직사회에 대한 기강을 다잡는 자리였다. 정부조직법의 국회 장기 표류로 해이해진 공직사회에 경고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강력하고 힘찬’ 정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박 대통령은 12일부터 청와대와 정부 인사를 추가로 발표하며 ‘박근혜 정부 라인업’도 완성할 방침이다.
◇국정 정상화 ‘속도전’=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국정운영 정상화를 선언했다. 그는 “내각이 다 구성된 것은 아니지만 오늘부터 나라를 정상 운영하며 국민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강력하고 힘찬 정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으로 새 정부 출범에 심각한 파행이 빚어졌지만 안보 위기와 각종 재난사고 빈발로 대내외 위기감이 고조된 현 상황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전쟁 위협에도 단호하게 대응했다. 안보위기 대처 방안을 논의하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우리가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마치자마자 김행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청와대 비서관과 각 부처 차관, 외청장 인사를 순차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청와대 비서관은 40명 전원이 12일 발표되며 13일에는 차관, 14일엔 외청장 인선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차관과 외청장 인사는 3배수를 추천받아 인사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하게 된다”고 했다.
◇공직기강 다잡기=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과정에서도 모든 부처 장관들에게 ‘숙제’를 내주고 ‘이렇게 하라’며 꼼꼼하게 지시를 내렸다. 수장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어 공직사회 전체에 퍼지도록 하는 효과를 노린 셈이다. 맨 먼저 서남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새 정부의) 교육 방향이 각급 학교에 제대로 전달됐는지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긴밀한 국제 공조를 유지하고 외교 채널을 적극 가동하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안보위기 시기에 현역 장성들이 주말에 골프를 친 것을 들어 이용걸 국방부 차관을 질책하기도 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에겐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작동되도록 하는 노력을 멈춰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향해서는 “최근 법조계에 불미스러운 일이 여러 차례 일어났다. 장관은 사법개혁, 검찰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삼기 바란다”며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유정복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가 자꾸 터지는데 안전관리는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선제적 대응은 더 중요하다”며 “안전의 컨트롤타워가 돼 종합대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 환경부 여성가족부 등에도 ‘현장 위주’와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강조했다.
한편 허태열 비서실장은 청와대 직원들에게 골프와 과다한 음주에 대한 ‘금지령’을 발동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