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번엔 주말특근 새 쟁점 부상

입력 2013-03-11 19:16 수정 2013-03-12 00:21

지난 4일부터 평일 새벽근무를 없애는 주간연속 2교대를 전격 도입한 현대자동차가 이번에는 주말 특근 문제를 놓고 노조와 씨름하고 있다.

현대차는 11일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 후 첫 주말인 지난 9~10일 특근을 시행하지 못해 회사 추산 6800여대(약 1300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이는 평일 주간 연속 2교대제와 달리 주말 근무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현대차 노사는 평일 주간 연속 2교대제와 관련 노조가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늘려 근무시간 감축에 따른 생산량 저하를 막는 대신 사측은 이전 수준의 임금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주말 아침의 경우 특근 작업에 대한 인건비는 평일 근무에 비해 최대 3.5배에 달해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측은 주간연속 2교대 도입 취지가 ‘노동자의 근로환경 개선’에 있는 만큼 주말이라고 해서 새벽 근무를 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주말 특근은 대표적인 고임금·저효율·장시간 근로제도로 노조가 지금껏 주장해온 ‘인간다운 삶’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다. 반면 노조는 주말 특근에서도 새벽 근무를 없앤다면 ‘이전 임금보전 원칙’에 따라 다른 보전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지난 4일부터 46년간 지속했던 주야 맞교대제(주간조 10+야간조 10시간)를, 심야(오전 1시30분~6시50분)에 공장 가동을 멈추는 주간 연속 2교대(8+9시간)로 바꿨다.

이 문제는 늦어도 3월 급여 지급일인 다음달 5일까지 최종 합의돼야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말 특근제 임금 보전 부분만 해결된다면 큰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대차를 지켜보는 외부에선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생산 효율성에 대한 논란이다. 자동차 메이커의 제조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 지표로 차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시간(HPV)은 국내 공장이 해외 공장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다.

2011년 기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이 14.6시간, 베이징 공장이 19.5시간인 데 비해 현대차와 기아차 국내 공장은 각각 31.3시간과 28.9시간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생산직 근로자 연평균 소득이 1억원에 육박한다”며 “근로시간이 줄어드는데도 똑같은 임금을 받는다면 고용도 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만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정욱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