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챔피언과 ‘2인3각’ 독일車, 한국서 나홀로 씽씽… 2월 판매량 최대 40%까지 늘어
입력 2013-03-11 19:31 수정 2013-03-12 16:45
지난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대부분 브랜드의 내수 판매가 지난해 2월보다 감소했다. 설 연휴 등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유독 독일 브랜드는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 2월 국산차와 수입차를 포함한 내수판매 실적은 총 11만90대로 전년 동월에 비해 10.3%가 줄었다. 특히 국내 5개 완성차업계의 내수판매량은 지난해 2월에 비해 12.4% 감소했다. 쌍용차(39.3%)를 제외하면 현대차(-11.5%), 기아차(-17.8%), 한국지엠(-3.0%), 르노삼성(-29.5%) 모두 실적이 저조했다.
그러나 독일차는 군계일학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BMW(47.0%), 폭스바겐(23.8%), 메르세데스-벤츠(7.0%), 아우디(29.5%) 등 강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도요타(-52.7%), 혼다(-16.8%), 볼보(-25.0%), 캐딜락(-32.2%) 등 상당수 비(非) 독일 브랜드들은 지난해 2월보다 판매량이 줄었다. 독일 브랜드들이 국내 수입차 시장을 주도한 셈이다.
독일 자동차 산업 경쟁력의 원동력으로는 우선 탄탄한 부품산업 기반을 들 수 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 독일차가 견고할 수밖에 없는 것은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 히든챔피언의 상당수가 자동차 부품 기업이다. 안전에 대한 믿음, 속도를 올려도 주행감이 좋은 것도 모두 이 같은 기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대한무역진흥공사(코트라·KORTA) 김평희 글로벌원수원장은 “끊임없는 연구·개발(R&D)에 따른 품질혁신 역시 독일차의 경쟁력을 배가시킨다”며 “독일 전체 기업의 R&D 투자 중 30%를 자동차 회사들이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BMW 이노베이션센터의 연구원만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차는 또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견고함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에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디젤 및 가솔린 엔진을 개발했다는 자부감과 축적된 노하우도 독일 자동차 산업의 강점이다.
최고급 세단부터 실용적 해치백까지 다양한 모델 라인업, 지속적인 고연비 디젤 모델 개발 및 차별화된 디자인 등도 특징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이 907만대로 도요타(975만대) 및 제너럴모터스(GM·929만대)와 세계 1위를 다투고 있다. 실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폭스바겐은 지난해 중국 합작법인 이치VW과 상하이VW이 합계 26만8000여대를 판매해 점유율 20.5%로 GM의 합작법인 상하이GM(133만1000여대·10.5%)을 크게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강동완 연구위원은 ‘도요타, GM, 폭스바겐의 1위 경쟁 및 전망’ 보고서에서 “폭스바겐의 경우 3사 중 가장 공격적 행보를 보여주며 양적 확장과 플랫폼 혁신으로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이는 다른 완성차업체들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한장희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