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만 듣고 소감문 작성-시간당 6000원”… ‘알바’ 빙자 이단 홍보성 구인광고 기승

입력 2013-03-11 19:24


‘예비 선교사님 설교만 듣고 소감 작성 - 시간당 6000원.’

최근 들어 아르바이트를 빙자한 이단 홍보성 구인광고가 인터넷과 생활정보지 등에 빠르게 유포되고 있다. 이단·사이비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광고가 대표적 이단인 A단체의 포교 수단인 것으로 파악하고 조사 중이다.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35·집사)씨는 이달 초 집 근처 버스정류장 앞 전신주에 붙어있는 아르바이트 모집 전단지(사진)를 보고 솔깃했다. 업무는 선교활동을 준비 중인 예비 선교사의 스피치(설교)를 듣고 나서 간단한 소감을 기록하는 것. 1회(1시간)당 6000원을 지급하며, ‘성경에 대한 기본지식이 있으면 대환영’이라는 문구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김씨는 출석교회 구역 식구들의 얘기를 듣고 나서 마음을 접었다. 이단 단체의 포교수단일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다.

이단·사이비 전문연구단체인 현대종교 고문 겸 편집장인 탁지일(부산장신대) 교수는 12일 “최근 들어 이단들의 포교활동으로 의심되는 구인 공고라며 신고해 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현재 이 같은 공고를 낸 단체 한 곳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종교 등에 따르면 구인 광고 전단뿐만 아니라 벼룩시장 같은 생활정보지, 인터넷 취업포털 사이트 등에 A단체의 포교 활동으로 보이는 ‘스피치 소감문 쓰기’나 ‘설교문 낭독 자원봉사’ 구인 공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공고문은 주로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텍스트(문자) 설교문을 음성으로 낭독하는 자원봉사나 반대로 음성으로 녹음된 설교내용을 텍스트로 바꾸는 일을 담당 업무로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설교 내용이 이단 단체의 교리와 상당부분 일치한다는 것.

교계 이단 전문가들은 “이단 단체들이 구직이 쉽지 않은 사회적 상황을 포교 수단으로 접목해 활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취업이 힘든 대졸자나 소일거리를 찾는 젊은 주부들이 이런 모집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만큼 의심이 들면 교회 목회자나 이단전문기관에 먼저 문의해 달라”고 조언하고 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