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PC 끼고 살면 ‘등’도 망가진다… 근막동통증후군 위험

입력 2013-03-11 19:05


회사원 양모(39)씨는 최근 들어 한 번 통증이 발생하면 일을 계속하기 힘들 정도로 등이 아파서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뜻밖에도 컴퓨터 및 스마트폰의 잦은 사용으로 근막동통증후군에 빠졌기 때문이란 진단을 받았다. 주로 뒷목과 어깻죽지 주위에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던 병이 등 부위에 나타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등 쪽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갈비뼈가 삐거나 척추인대가 늘어난 경우, 또는 목 디스크로 인해 척추신경이 압박을 받고 있을 때 발생하기 쉽다. 이밖에 등과 맞붙은 폐나 간, 위장 등에 문제가 있어도 통증이 등 쪽으로 번지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흔한 경우는 양씨의 경우처럼 속칭 ‘담이 걸렸다’고 일컫는 근막동통증후군에 의한 근육통이다. 등 통증으로부터 쉽게 해방되는 법을 알아본다.

◇장시간 특정 등 근육을 사용하는 게 문제=등이 아픈 이유는 거의 대부분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작업을 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밖에 나가서도 수시로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게 뒷목과 등 근육이 계속 긴장할 수밖에 없는 잘못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한 것이 급기야 근육통까지 유발하는 셈이다.

정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허철회 원장은 “특히 젊은이의 경우 등이 아플 때는 잘못된 자세에 의한 근막동통증후군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특정 근육을 장시간 과도하게 사용할 때 생기는 증상이므로 등이 아프면 일단 휴식을 통해 긴장 상태의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잘못된 자세를 취한 상태에서 장시간 스트레스를 받은 근육에 휴식을 주어 이완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허 원장은 “그렇지 않을 경우 근육이 그대로 계속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하게 되고, 결국 산소 및 영양 공급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게 됨에 따라 어깨관절염과 건초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임시방편만으론 통증 잡기 힘들어=등 부위의 근막동통증후군은 초기엔 등이 뻐근하게 결리는 정도다. 그러므로 잘못된 생활자세를 바로잡고 뭉친 근육도 풀어주는 운동 및 물리치료와 근육이완제나 소염진통제를 뿌리거나 바르는 정도의 약물치료로 쉽게 낫는다.

하지만 통증이 아주 심할 때는 통증 유발점을 일일이 찾아 소량의 스테로이드계 약물이나 보툴리눔 신경독소(보톡스)를 주사해 근육이 딱딱하게 뭉치는 섬유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예방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아울러 관련 교감신경에 국소마취제를 주사하는 방법으로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주면 통증 완화 효과가 배가된다.

등 부위 근막동통증후군은 사실 이런 의학적 처치보다 예방활동이 더 중요하다. 치료를 한다 해도 잘못된 자세, 나쁜 자세를 평소 계속 취하면 금방 재발하고, 재발을 반복할 때마다 통증 강도는 더 세지고, 어깨관절 주위에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도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때때로 등이 아픈 사람들은 평상 시 최대한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 지나치게 어깨와 등을 구부리거나 고개를 푹 숙이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모니터 화면도 눈의 위치보다 15㎝ 정도 아래쪽에 두고 보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아 있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어 등이 구부러지지 않도록 하고, 책상과 배의 간격도 가급적 바짝 당겨서 좁히는 것이 좋다. 잠시 낮잠을 잘 때도 엎드려 자는 자세를 피한다. 목을 옆으로 돌린 자세로 잠을 자게 돼 목뼈에 무리를 주고, 이는 곧바로 등 부위 근육을 긴장시키고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세 개선뿐만 아니라 틈틈이 뒷목과 등 부위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체조도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허 원장은 “업무 중 40∼50분 간격으로 책상과 의자로부터 벗어나 목과 어깨, 허리 돌리기 등 스트레칭을 하고 5∼10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 근육이 뭉칠 새도 없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