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신경영 구상… 해외서 두 달째 ‘長考중’

입력 2013-03-10 19:34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계속해오던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집무실로 출근하지 않은 지 100일이 됐다. 겨울 동안 해외에 체류하는 기간도 예년보다 길어져 2개월을 채웠다.

10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월 11일 하와이로 출국한 이래 일본과 하와이를 오가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현재는 일본에 머무르고 있으며, 제2 프랑크푸르트 선언(신경영) 구상과 글로벌 경기 침체 돌파,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등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근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회장은 그룹 최고 경영진을 통해 주요 현안을 꼬박꼬박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큰 이슈가 있을 때에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이 직접 찾아가 보고하기도 한다. 설 연휴 직전에도 최 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일본을 방문해 이맹희씨와의 상속재산 반환청구 소송 상황 등을 보고했다.

이 회장이 해외에 머무르는 것은 추위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폐와 무릎이 좋지 않아 추위를 조심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지난해 겨울에도 하와이 등에서 겨울을 보냈다.

이 회장이 가장 최근 서초동으로 출근한 것은 지난해 11월 30일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들과의 만찬 직전에 집무실을 찾은 것이다. 이후 12월 3일 하와이로 출국했다가 12월 30일 잠시 귀국했고, 열흘여 국내에 있다가 다시 하와이로 나간 뒤 계속 해외 체류 중이다.

이 회장은 2011년 말에도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을 끝으로 서초동에 나타나지 않다가 2개월여 만인 2월 7일 출근을 재개했다. 이에 비해 올해는 출근하지 않는 기간이 지난해보다 1개월 이상 길어진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건강이상설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삼성그룹 측에서는 우려할 정도의 건강상태가 아니라고 일축하고 있다. 중요한 의사결정이 마무리됐고, 굳이 이 회장이 출근하지 않더라도 업무를 보는 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출근 여부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권혜숙 기자